[마켓인]대기업들 M&A로 성장동력 확보…수조원 '빅딜' 쏟아졌다

CJ헬스케어부터 쉬완스까지…빅딜 이어져
대기업, M&A로 성장동력 확보
"국내는 좁다"…크로스보더 딜 잇달아
  • 등록 2018-12-31 오전 5:50:00

    수정 2018-12-31 오전 5:50:00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박기주 김무연 기자]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는 유난히 조(兆) 단위의 거래가 쏟아졌다. 지난해에는 사모펀드(PEF)가 M&A 시장의 ‘큰손’으로 활약했다면, 올해는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카드로 M&A를 선택하면서 시장을 주도했다.

특히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대형 ‘크로스보더 딜(cross-border deal)’이 연이어 성사되면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 국내 대기업, 新성장동력 ‘M&A’에서 찾았다

2018년 M&A의 가장 큰 특징을 꼽자면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대기업들의 행보라는 점이다.

올해 조 단위 M&A의 포문을 연 것은 CJ제일제당의 바이오 계열사 CJ헬스케어였다. 국내외 PEF 운용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결국 CJ헬스케어를 품에 안은 건 1조3100억원을 써낸 한국콜마다. 다소 비싼 가격에 샀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자금을 확보했다.

한국콜마는 화장품 산업에 치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이 M&A를 단행했다. 전문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 등 바이오 분야에서 꾸준히 현금을 창출하고 있는 CJ헬스케어의 성장성에 베팅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부터 매물로 등장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보안업체 ADT캡스의 새 주인은 SK텔레콤으로 결정됐다. 인수가는 총 2조9700억원. 당초 큰 관심이 없다는 반응이었던 SK텔레콤은 본입찰에 참여한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손을 잡으면서 최종 승자가 됐다.

SK텔레콤이 3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ADT캡스에 쏟아부은 이유는 기존 통신사업과 보안사업이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향후 인공지능(AI) 및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미 ADT캡스는 이달 초 SK텔레콤의 또 다른 보안 계열사 NSOK를 흡수합병하면서 시너지 확대에 나서고 있다.

국내 최대 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올 하반기 M&A 시장을 달궜다. 보유하고 있던 포트폴리오 기업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와 코웨이를 각각 매각한 것. 두 기업 모두 매각가는 1조원을 훌쩍 넘었다.

오렌지라이프는 신한금융이 품었다. MBK파트너스로부터 2조3000억원에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신한금융은 KB금융지주에 내준 업계 선두 자리를 다시 넘볼 수 있게 됐다. 신한금융은 오렌지생명 인수를 통해 비(非) 은행 부문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또한 웅진그룹은 MBK파트너스에 매각했던 코웨이를 5년 7개월 만에 다시 사들였다. 인수가는 1조6800억원으로, 인수자금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 계속됐으나, 스틱인베스트먼트를 FI로 끌어들이면서 결국 인수를 성사시켰다. ‘웅진 코웨이’를 되찾게 된 웅진그룹은 렌털 시장에서 그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 해외 M&A로 눈돌린 기업들

올해 M&A 시장을 설명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테마는 ‘크로스보더 딜’이다. 국내에서 성장동력을 찾기 힘들다고 판단한 기업들이 해외 M&A로 눈을 돌린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올해 최대 규모의 M&A인 KCC 컨소시엄의 미국 특수소재 기업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즈(모멘티즈) 인수다. 인수가는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 M&A에서는 전 JP모건 출신 임석정 SJL파트너스 대표가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모멘티브를 보유한 글로벌 PEF 운용사가 이를 매각하려 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임 대표는 KCC와 원익그룹을 끌어들였다. KCC는 모멘티브의 실리콘 사업부문에, 원익그룹은 석영·세라믹 사업부문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 컨소시엄이었다. 결국 이 컨소시엄은 인수에 성공했고, 두 회사 모두 해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연초 CJ헬스케어를 매각하면서 생긴 자금을 해외 M&A에 활용했다. 인수 대상은 미국의 냉동식품 생산·유통업체 ‘쉬완스 컴퍼니’였다. 인수가는 2조1000억원으로, CJ그룹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M&A로 기록됐다. 이번 M&A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식 세계화’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대형 M&A에 소극적이었던 LG전자도 해외 기업 인수에 나섰다. LG전자는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제조회사 ZKW를 1조44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 회사는 BMW와 폭스바겐 등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로, LG전자는 이 회사 인수를 통해 자동차 전자장비 분야에서 앞서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국내 대형 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보유하고 있는 한온시스템은 캐나다 마그나그룹 유압제어(FP&C) 사업부를 1조38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한앤컴퍼니는 이를 통해 기업의 가치를 개선, 향후 매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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