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선생, 자리를 내려 놓으시오"

중국 인권변호사 쉬즈융, 시진핑 퇴진 요구
관영언론 "시진핑 주석이 감염 통제" 홍보나서
"상황 개선 공로는 시진핑, 악회시 리커창이 총대"
  • 등록 2020-02-06 오전 12:00:00

    수정 2020-02-06 오전 12:00:00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선생, 자리를 내려놓으시오. 당신은 정치가가 아닙니다.”

중국 인권변호사 쉬즈융(許志永)이 4일 공민자유운동이라는 웹사이트에 시 주석의 퇴진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올려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 2013년 중국에서 공공질서 교란죄로 체포돼 4년간 감옥생활을 하고 출소한 그는 서한에서 “정치가는 사상이 있어야 한다. 적어도 분명한 방향이 있어야 한다. 중국을 어디로 데려가고 있는 지 당신은 알고 있나”라고 질타했다.

절대권력을 자랑하던 시진핑 주석의 ‘중국몽(中國夢·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 흔들리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홍콩 민주화 운동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 사태까지 터지면서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쉬즈융은 “당신은 중대한 위기를 처리할 능력이 없다”며 “당신은 큰 위기 때마다 속수무책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중국몽?’ 미국 베끼기인가?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민족의 부흥을 말하는 것인가. 어떤 왕조를 본보기로 삼고 있는 건가”라며 비꼬았다.

시진핑 체제가 시험대에 올랐다.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지난 3일 시 주석 주재로 회의를 열고 신종 코로나 사태 대한 초기대응이 미흡했다고 인정하면서 “이번 사태가 중국의 통치체제와 능력에 대한 주요 시험”이라고 칭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관영 언론들은 시 주석이 신종 코로나 통제를 지휘하고 있다는 점을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시진핑 총서기의 중요한 연설과 회의에서 결정된 사안들이 많은 간부들의 강렬한 반향을 일으켰다. 모두들 시진핑 동지를 중심으로 한 (공산)당 중앙의 강한 리더십 아래 당 중앙 결정을 관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5일자 신문 1면을 장식한 기사 내용이다. ‘같은 배를 타고 함께 건너자. 전염병 예방·통제 저지 전쟁에서 단호히 승리하자’라는 제목의 이 기사에는 시 주석의 리더십을 부각하면서 정부와 의료진, 기업들의 노력을 묘사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병마와 싸우는 의료진의 미담 기사를 쏟아내며 애국심을 고취하고 있다. 전염병과 싸우자는 노래를 만들어서 내보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시 주석이 돌아선 민심을 잡을 수 있을진 미지수다.

시 주석에 대한 질타는 전세계에서 쏟아지고 있다. 특히 ‘현장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시 주석은 지난 27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우한에 급파해 현장 지휘를 맡겼다. 당시 관영 매체인 신화통신은 리 총리가 시 주석을 대신해 우한 현장을 갔다고 보도했다. 총리가 국내 행정의 수장이라고 하더라도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2만명을 넘어선 현재까지 시 주석은 한 번도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영국 가디언은 이같은 전략이 의도적인 것일 수 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 주석이 현장에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경우 신종 코로나 사태가 인한 정치적 부담도 함께 져야 하기 때문이다.

비비안 슈 옥스포드대 중국센터 교수는 “상황이 개선되면 시 주석은 공적을 차지할 것”이라며 “만약에 악화한다면 그 비난은 리커창 총리에게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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