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에 다시 연기나기 시작한 美공장…"바보, 문제는 수요야!"

美자동차3사 "5월 18일부터 생산재개"
보잉도 3일부터 美생산공장 모두 재개
보잉 "세계 항공 수요 회복에 2~3년 걸릴 것"
  • 등록 2020-04-29 오전 12:00:00

    수정 2020-04-29 오전 1:19:56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렌톤에 있는 보잉 공장에서 한 작업자가 737맥스 기체를 관리하고 있다. [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코로나19로 멈춰 섰던 미국 제조업이 쌓인 먼지를 털고 재가동에 들어가고 있다. 다만 공장이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코로나19로 인해 얼어붙은 소비시장이 되살아나지 않으면 경제활동 재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경제 회복 신호로 받아들이기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GM, 인공호흡기 대신 차 만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디트로이트 자동차 빅3인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FCA)가 다음달 18일부터 미국 내 공장을 재가동할 계획이이라고 전했다. GM, 포드, FCA 경영진들은 최근 미국자동차노조(UAW) 지도부, 그레첸 휘트머 미시건 주지사과의 회의에서 이같은 생산 재개 일정을 잠정 합의했다.

소식통들은 “자동차 생산업체들은 근로자들의 코로나19 노출 위험을 줄이기 위한 안전 지침을 마련하기 위해 노조와 계속 협의를 하고 있다”며 “지침을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진전을 거뒀다”고 말했다. 3사는 근로자들에게 보호장비를 지급하고 작업공간마다 칸막이를 설치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약속했다.

미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회사들도 일제히 재가동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차, 도요타는 내달 4일 생산을 재개한다. 혼다는 5월 11일부터 폭스바겐은 오는 27일부터 재가동할 계획이다. 테슬라 역시 오는 4일 미국 프리몬트 공장을 재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 역시 남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 조립공장을 5월 3일부터 재개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8일 조업을 중단한 이후 한 달여만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이 재개되면 지난 21일 재개한 워싱턴주 2개 공장을 포함해 보잉의 민간항공기 공장 3개가 모두 재가동된다.

일시해고한 인력들 돌아올까

생산·고용 유발효과가 높은 제조업의 특성상 이들 미국 제조업체들의 생산 재개는 급전직하하는 미국 경제에 희소식이다.

3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월 셋째 주부터 4주간 2600만건에 달한다. 코로나 사태 이전만 하더라도 주간 20만에서 많아야 30만건이었던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매주 몇백만건씩 급증한 결과다.

미국은 기업이 인력 감축이 필요할 때 재고용을 약속하고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는 ‘일시해고’를 인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사태로 생산활동이 중단되자 기업들은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도요타·닛산은 공장 중단과 함께 미국에서 1만명 직원을 일시해고했다. 혼다 역시 전체 직원 2만여명 가운데 1만 4000명을 휴직 처리했다. 테슬라도 시간제 근로자를 해고하고 직원 임금을 10~30% 삭감했다. 보잉 역시 직원 2300명을 일시해고했다. 공장이 재가동되면 구조조정이 중단되거나 노동자가 복귀할 수 있다.

제조업체들의 손실 역시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자동차 업체들은 공장 가동 중단으로 심각한 손실을 입고 있다. 포드는 지난달 20일 가동 중단 이후 80억달러이상 현금을 축냈다. GM은 현금을 50억달러 이상 지출했다. 현금 고갈에 대응해 포드는 지난달 배당지급을 중단했고, GM도 27일 같은 결정을 내렸다.

주요 제조업체들의 생산 재개 일정이 잡히면서 부품 공급업체들 역시 재가동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지금껏 부품 공급업체들은 이들 공장 재가동 시기가 불확실해 납품 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한 상태다.

美 확진자 수 100만명 넘어서

문제는 수요다. 공장 재개 계획을 발표했다고 하지만 미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됐다고는 아무도 보장할 수 없는 상태이다.

미국에서는 조지아주, 알래스카주, 오클라호마주에서 경제활동을 재개했다. 5월부터는 미국 50개 주 중 19개 주가 경제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반면 펜실베이니아, 일리노이, 노스 캐롤라이나는 이동제한 조치를 추가로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은 결코 양호하지 않다. 27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코로나19 확진자는 100만명을 돌파했다. 사망자는 5만명을 넘어섰다. 미국정부는 정점을 지났다는 입장이지만 여전히 증가세도 가파르다. 진정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받던 뉴욕에서도 25일 열흘 만에 다시 신규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하다가 섣부른 봉쇄 해제가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아울러 이런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공장을 재개한다고 하더라도 그 물건을 사줄 수 있는 이들이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지난 20일부터 일부 소매점과 백화점, 운동장비 판매점, 벼룩시장 등의 영업을 허용한 사우스 캐롤라이나주는 27일 비상사태를 15일 연장하기로 했다. 일부 소매점의 영업은 허용하면서도 외출은 자제해달라고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수요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보잉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항공여객 수요가 회복되기까지는 2~3년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항공사들의 경영 악화로 기체를 수령하거나 대금을 지급하는 시기를 늦춰달라는 요청이 속출하고 있는 데다 운항 편수 역시 줄어들면서 보수 서비스 수요 역시 급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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