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29일자 4면에 게재됐습니다. |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 갑 지역구의 4·11 총선이 ‘20~40대’와 ‘50대 이상’의 세대 간 대결로 흐르는 양상이다. 그동안 ‘무조건 새누리당’으로 통하던 이곳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선을 노리는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에 김부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도전장을 내밀면서다.
경기 군포에서 3선을 기록한 김 의원은 안정적인 4선를 마다하고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야당의 ‘불모지’ 대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상대가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의 경제교사로 유명한 이 의원인 만큼 어려운 싸움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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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들른 학부모에게 달려가 인사를 건네던 김 의원은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며 말문을 열었다. “인사만 해도 어색해하고, 호남 사람이 왜 왔냐고 물어보는 이도 있었다”며 “지금은 자연스럽게 말을 걸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태어나 중1 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하모(39)씨는 “(김 의원의 출마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직접 보니 이미지도 좋고, 주변에서 이제는 바꿔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사람을 뽑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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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의 반응은 세대별로 엇갈렸다. 수성구 범어동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42)씨는 “바뀔 때가 됐다카이. 자영업자 하고 서민은 먹고살기 힘든데, 새누리당이 그동안 대구를 위해 뭘 했나 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4년간 공인중개사로 일하는 김모(55)씨는 “민주당은 우리 정서하고 안맞다 카이”라며 “50대 이상은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새누리당이다”고 잘라 말했다. 한모(53)씨도 “김 의원이 무모한 도전을 하는기라”라며 “대구는 민주당이 안된다 고마”라고 전망했다.
김 의원이 이연재 진보신당 후보에게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 점도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또 세대를 불문하고 이구동성으로 지역 경제를 살려줄 수 있는 이를 뽑겠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모(75) 할머니는 “내사 정치고 뭐고 잘 모르겠습니더. 경제만 좀 살려줬으면 좋겠습니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