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교육감 혁신학교 확대…인근 집값 '들썩'

경기에선 인근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상승세
서울은 효과 미미, 일부 지역 전셋값에만 영향
명문학군 집중된 서울, 혁신학교 활성화 어려워
  • 등록 2014-06-27 오전 7:05:09

    수정 2014-06-27 오전 7:05:09

[이데일리 양희동 임현영 기자] 일산신도시에 살던 김모(36·여)씨는 첫 아이를 고양지역 혁신학교인 ‘서정초등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올해초 덕양구 행신동으로 이사했다. 원래는 서울쪽 사립초등학교 진학을 고민했지만 서정초가 혁신학교로 명성이 높고, 공립이라 학비도 저렴해 결심을 굳혔다. 하지만 서정초 학군인 서정마을 5·7·11단지(2008~2009년 입주) 전용면적 84㎡형 아파트 전세(3억원선) 매물은 이미 수개월전부터 대기자가 밀려 물건을 구할 수 없었다. 결국 김씨는 5단지(423가구) 전용면적 84㎡형을 3억8000만원에 간신히 매입해 입주를 마쳤다.

행신동 수정공인 관계자는 “서정초를 갈 수 있는 서정마을 5·7·11단지는 대부분 공공분양 아파트지만, 혁신학교 지정 이후 전셋값은 두 배, 매매가는 1억원 이상 올랐다”며 “같은시기 입주한 브랜드 아파트로 경의선 행신역 역세권인 ‘SK뷰 3단지’의 경우 분양가와 현 시세가 별 차이가 없는 것을 보면 혁신학교 효과를 실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6·4지방선거에서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혁신학교 확대에 따른 학군 수요 변화에 부동산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혁신학교의 원조격인 경기 판교신도시 보평초등학교 인근 아파트 단지. <사진제공:부동산114>
◇경기권에서 위력 발휘하는 혁신학교 프리미엄

이번 6·4지방선거를 통해 전국에서 진보성향 교육감이 13명이나 당선되면서, 혁신학교가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혁신학교는 2009년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고 창의적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키워 공교육을 정상화하자”는 취지로 도입했다. 5년이 지난 현재 서울·수도권 등 전국 578개 초·중·고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돼 있다. 특히 서울·경기권에서는 진보성향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자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당선자 등이 임기 내에 혁신학교를 각각 200곳과 1000곳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집값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요소가 학군인만큼 혁신학교 확대로 신흥 명문학군이 형성되면 주변 집값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학교의 원조격인 경기지역은 도입 5년만에 판교신도시 내 보평초·중학교와 고양시 서정초 등이 명문학교로 부상하면서, 인근 아파트값과 전셋값이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보평초·중학교 학군에 속한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봇들마을 8단지(447가구·2009년 입주)의 경우 전용 84㎡형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8억선이다. 이는 같은시기 입주한 인근 백현동 백현마을 5단지(584가구) 전용 84㎡형(7억3000만원)보다 7000만원가량 비싼 수준이다. 전셋값도 봇들마을 8단지가 6억원안팎으로 백현마을 5단지(5억원선)보다 1억원정도 높다. 두 단지는 모두 신분당선 판교역과 250m떨어진 초역세권으로 입지에는 차이가 없다. 같은 백현마을 내에서도 보평초·중학교 학군에 속하는 2단지는 나머지 단지보다 매매가와 전셋값이 모두 10%정도 높게 형성돼 있다.

삼평동 중심지공인 관계자는 “보평초를 갈 수 있는 봇들마을이 학군 수요가 많아 매매와 전세 모두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다”며 “다른 지역에서 전입오는 학부모일수록 혁신학교 선호도가 높아 비슷한 입지라도 학군간 집값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에선 혁신학교 효과 미미

서울은 2011년 비강남권을 중심으로 혁신학교 운영을 시작해 현재까지 67곳이 지정됐지만, 경기권과 달리 크게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혁신학교 주변 집값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

강북권 혁신학교인 노원구 상계동 상원초의 경우 지정 4년차지만, 인근 아파트 가격은 주택 경기 침체 여파로 오히려 하락했다. 상원초 인근 상계주공12단지(1739가구·1988년 입주)의 경우 전용 58㎡형이 2억4000만원선으로 2011년 6월(2억8000만원)보다 4000만원가량 떨어졌다. 전셋값은 1억3500만원에서 1억6500만원으로 3년새 3000만원정도 올랐지만, 학군이 다른 주공10단지 전용 59㎡형(1억3000만→1억6000만원)과 비슷한 상승폭이다. 상계동 다올공인 관계자는 “상원초가 혁신학교로 지정됐지만 상계동은 학군보다는 지하철역과의 거리 등 입지여건이 집값에 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가장 성공적인 혁신학교로 꼽히는 강동구 상일동 강명초 인근 단지도 전셋값 상승효과만 두드러진다. 강명초 학군으로 2011년 1월 입주한 고덕리엔파크3단지(2283가구) 전용 84㎡형 아파트의 현재 매매값은 4억5000만원안팎으로 입주시점(5억원선)보다 10%가량 떨어졌다. 하지만 전셋값은 2억3000만원선에서 4억원 안팎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강명초 인근 반석공인 관계자는 “강명초가 혁신학교로 입소문을 타면서 신학기가 되면 타 지역에서도 전세 수요가 몰린다”며 “하지만 고덕주공 등 고가 재건축 단지가 많은 지역 특성상 혁신학교만으로 집값 자체가 오르긴 역부족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서울은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에 우수 학군이 집중돼 있고 사립초·국제중·자립형 사립고 등도 많아 혁신학교가 힘을 얻기 어렵다”며 “반면 경기권은 한 지역에 집중된 명문 학군이 없고 진보성향의 김상곤 전 교육감 등이 혁신학교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교신도시 내 혁신학교인 보평초·중학교 학군인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봇들마을8단지와 다른 학군인 인근 백현동 백현마을5단지 전용 84㎡형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 <자료:부동산114·단위: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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