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지 신재생]선진국 클래스...에너지 쓰는 곳 아닌 만들어 파는 집 '獨 헬리오트롭'

프라이부르크, 도시 인프라·정책 등 신재생에너지와 연결
태양에너지 中企 80여곳 700여명 종사...타지역 4~5배 고용
애플·구글·아마존 등 데이터센터 에너지원 태양광·풍력 활용
韓, 석탄·원전 등 의존도 높아...자립형 소규모 발전 전환 시급
  • 등록 2018-09-18 오전 5:00:00

    수정 2018-09-18 오전 5:00:00

독일 남부 프라이부르크시 보봉의 도심.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세계는 지금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에너지혁명을 추진하고 있다. 1, 2차 산업혁명이 석탄과 석유에 의해 주도했다면 4차산업혁명은 재생에너지와 이를 활용하는 제조업의 세분화, IT기술의 발전으로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헬리오트롭(Heliotrop).
앞서 나가는 선진국 사례를 보면 미래를 가늠할 수 있다. 유럽의 환경수도, 태양도시(Solar City)로 불리는 독일 프라이부르크(Freibrug)시는 1970년대말부터 환경의 중요성을 자
보봉지역의 자연주택
각하고 스스로 에너지공급 시스템을 구축하는 에너지자립도시의 길을 추구했다. 주·시 정부의 정책은 물론 학교와 발전소, 상업·주거용 건물 등 모든 게 신재생에너지와 연결돼 있다. 또 신재생에너지 교육을 하는 실업계 고교가 있고, 태양열 등 발전만으로는 모자라는 온수 등을 얻기 위해 메탄가스를 활용한 열병합발전소가 있다. 차두리가 소속했던 프라이부르크 프로축구팀 전용구장 옥상에도 태양열집열판이 만들어져 있고, 시민들이 집열판 한 장씩을 사서 전기를 생산, 이용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봉마을’은 전력 자급이 가능할 뿐 아니라 여분의 전력을 오히려 시 정부에 팔고 있다. ‘헬리오트롭(Heliotrop)’이라는 원통형 집은 사용량의 5배 전기를 생산해 팔면서 명물로 자리잡았다. 에너지플러스 하우스는 건축비가 일반집보다 15%가량 더 들지만 전기를 판매하면 2년 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고, 시에서는 드는 비용을 1% 내외의 낮은 이자로 융자해준다.

프라이부르그에는 ICLEI(국제환경지자체협의회) 등 60여개의 환경기관이나 단체가 들어오면서 유럽의 환경수도로 자리매김했다. 아울러 의학, 바이오기술과 함께 환경산업 관련 학문이 더욱 발달하면서 시 고용인력의 3%에 가까운 1만여명이 환경산업과 연관된 분야에 종사하고 1500여개의 일터에서 500만 유로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태양에너지 관련 중소기업 80여곳에 700여명이 종사하는 등 독일 평균치의 4~5배를 웃도는 고용수준을 자랑한다.

독일은 지난 20년간 총 발전전력 가운데 재생에너지원 비중이 6%에서 30% 가까이 성장했다. 생산용량, 생산량, 투자면에서 상위 5개 국가에 속한다. 국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전체 전력생산의 65%를 재생에너지로 채운다는 목표다. 탄소배출량 저감 조치가 추가적으로 내려지면 재생에너지 확대는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2016년도 독일 에너지원별 발전 비중(자료원: AGEB (StromReport) 2016) KOTRA 제공.
미국 역시 재생에너지 투자가 활발하다.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하면서 오마바가 내걸었던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정책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상은 다르다. 미국 65개 도시와 타운에서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중이다. 지난 2016년 시작한 ‘레디포 100 이니셔티브’라는 캠페인을 통해 미국 100곳을 청정에너지 전력만으로 100%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효과를 내고 있다. 이미 미국 벌링턴, 그린스버그, 록포트, 아일랜드, 아스텐 등 5개 도시가 100% 재생에너지 전환에 성공했다.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등 글로벌IT(정보기술) 기업들이 재생에너지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작년 미국에서 재생 에너지를 가장 많이 구입한 기업은 애플이었고 2위가 구글이었다. 세계 1위 클라우드(가상 저장공간) 업체인 아마존은 자체 풍력 발전소인 ‘아마존 윈드 팜 텍사스’를 가동했고 페이스북은 최근 미국 인디애나주에 새로 건립되는 풍력발전소의 운영회사와 향후 15년간 발전량의 3분의 2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 내년에 오하이오주에 완공되는 신규 데이터센터를 가동키로 했다. 이들은 전 세계에 수많은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면서 일반 화석 연료 대신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전력원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재생에너지 기술 발전에도 한몫하고 있다. 미국의 투자은행 라자드에 따르면 작년 풍력 발전을 통한 발전 비용은 1MWh당 30∼60달러로 가스 발전 비용(42∼78달러)보다 저렴했다. 전력을 만드는 풍차의 날개가 커지고, 발전 시간·운영 등이 효율적으로 개선되면서 비용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자립형 에너지시스템이 가능한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지만, 석탄이나 원전 등 대형발전소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의 경우 대응이 더딘 편이다. 전력 송전을 위해 송변전 및 송전탑을 설치,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만 지난 10년간 27조원에 달했다.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자립적인 소규모 발전이 보편화되면 송변전 회피비용 등 매년 3조 원가량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김현철 산업부 신재생에너지정책추진단장은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선진국들은 2020년 에너지저장기술(ESS)시장만 60조원 규모가 될으로 보고 준비하고 있다”며 “모든 시스템을 이런 환경에 맞춰 발 빠르게 대처한다면 새로운 일자리,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2017년 1분기 원자력 발전단가 대비 태양광 발전단가가 38.5%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진=dreams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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