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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 A사에 날아든 경고 메시지이다. 발신은 정부부처. 반도체에 버금갈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한 전기차 배터리(2차전지) 인력의 해외 유출 사례가 빈번하자, 배터리 업계 인력유출에 경고가 내려진 것이다.
14일 국내 배터리업계의 말을 종합해보면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각 배터리사 인사(HR) 관련 부서는 지난 3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인력유출 관련 ‘워닝’(Warning·경고) 메시지를 받았다. 배터리 제조업체 B사는 “공식적인 문건이 아니라 구두개입 수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안다”며 이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해외로의 핵심 인력 유출이 곧 기술 유출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인력 단속’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배터리업체들에 직접 전화를 걸어 인력유출을 경고하고 나선 데는 반도체, 조선, 원전 등 주력산업 분야 인재들에 대한 해외 기업들의 인력 빼내기가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 중국 반도체업체인 푸젠진화는 최근 낸 인력채용 공고문에서 경력 요건으로 ‘10년 이상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한 경험’을 명시했다. 그간 중국기업들이 국내 반도체 핵심인력을 몰래 빼간 적은 있지만 채용공고에 특정회사 이름까지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배터리뿐만 아니라 전 산업에서 인력 유출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식적으로 경고하는 건 없다”면서도 “정부차원에서 기술 유출이 있을 수 있으니 인력유출에 대해 조심해달라고 당부할 수 있다. 기업들이 이 같은 조치를 ‘워닝’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