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도DIY]④ 여행가려 대기업버린 30대 "100% 주도하는 여행하라"

- 직장파괴족
여행서 '소소하게, 여행중독' 저자
대기업 보험회사 박차고 여행길 올라
"여행에서 얻은 가장 큰 주제는 '행복'"
'인도' '파키스탄' '미얀마' 주여행지
"파키스탄 훈자마을, 또 가고 싶은 곳"
  • 등록 2016-06-03 오전 6:07:10

    수정 2016-06-03 오후 1:49:41

‘소소하게, 여행중독’의 저자 문상건 작가는 “여행은 사소하게 시작할수록 좋다”며 “가끔은 기대하지 않은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사진=김태형 기자 kimkey@).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더위도 잘 참아내고 소똥을 피해 걷는 노하우도 생겼다. 낯선 곳에 익숙해지는 느낌이 들 때 여행에 중독된다. 또 다른 낯선 느낌을 만나기 위해 다른 나라로 가기로 결심했다”(‘소소하게, 여행중독’ 중).

대학을 졸업하고 삼성생명에서 3년 넘게 근무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재취업을 준비하는 동안 여자친구와도 헤어지고 경제적인 어려움도 겪었다. 1년 만에 NH농협생명에 들어갔지만 오래전부터 꿈꿔온 여행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가 없었다. 1년 만에 잘 다니던 회사를 다시 박차고 나왔다. 지난 1월 ‘소소하게, 여행중독’을 출간한 문상건(32) 씨의 여행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했다. 문씨는 “부모님이 보수적이라 혼자 결정했다”며 “처음엔 ‘미쳤구나’ 하시더라. 친구들도 걱정을 많이 했지만 내 결정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과거 직장인들은 ‘여름휴가’만을 기다렸다. 1년 중 이 소중한 일주일을 화려하고 멋지게 보내기 위해 몇달 전부터 비행기를 예약하고 여행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옛날 얘기. 최근엔 과감하게 서류가방을 집어던지고 배낭을 메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문씨가 그런 경우다. 지난해 3월부터 6개월 동안 인도·파키스탄·캄보디아·베트남·미얀마·태국 등 6개국 35개 도시를 여행했다. “반년의 여정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행복’이다.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친구들은 여전히 직장생활을 하지만 날 행복하게 하는 건 직장이 아니더라. 자신의 행복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면 답은 의외로 쉬운 곳에 있다.”

장기여행을 가려면 철저한 계획이 필요하지 않을까. 문씨는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갈 곳만 정했다면 비행기표를 끊어 당장 떠나라는 것이다. “우선 장기여행은 ‘패키지여행’을 할 수가 없다. 비용이 많이 들어서다. 배낭여행에 많은 계획은 필요하지 않다.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게 오히려 고정관념이다.” 문씨 역시 처음엔 인도와 파키스탄만 생각하고 여행길에 올랐다. “막상 가서 너무 좋으면 더 오래 머물거나 일정을 바꾸면 된다. 친구들과 갑작스럽게 떠나는 여행이 오히려 기억에 남는 것처럼 장기여행도 단순한 생각으로 떠나야 더 재밌다.”

인도·파키스탄·미얀마는 문씨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겨준 곳이다. “인도의 매력은 너무 다양한데 아무것도 꾸미지 않은 삶과 마주한다거나 일상의 원칙이 다 깨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가령 여행사에서 티켓을 구매하고 시간 맞춰 찾으러 갔다가 5시간을 기다린 적도 있다. 인도에서는 일상이다”(웃음).

미얀마에선 수많은 불교사원과 친절한 현지인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세계서 코카콜라를 팔지 않는 3개국이 있다고 한다. 쿠바, 북한, 미얀마다. 그만큼 닫혀 있던 나라라 사람들이 순수하고, 산업화되지 않은 느낌이 난다. 특히 최근 ‘한류’ 영향 덕에 한국인이라고 하면 매우 호의적이다.”

문씨가 베스트로 꼽는 여행지는 ‘파키스탄’의 훈자마을이다.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올 수 없다고 해서 배낭여행자들은 블랙홀이라고 부른단다. ‘장수마을’로도 유명한 이곳은 ‘자연경관’과 ‘사람’이 너무 좋아 잊을 수 없는 장소다. “아침에 눈을 뜨면 히말라야의 봉우리들이 발아래 보인다. 물건을 사려면 ‘그냥 가져가라’고 할 정도로 정이 많다. 가식 없고 상냥한 주민 모습이 가장 많이 생각나더라.”

여행이 끝나자 또다시 여행하고픈 목표가 생겼다. “여전히 마음속 여행지 1순위는 ‘미인파’(미얀마·인도·파키스탄)다. 흔히 여행하면 유럽 등을 떠올리지만 아프리카나 쿠바, 볼리비아 등 낯선 여행지에 다녀와서 새로운 것을 소개하고 싶다.”

이제 막 여행작가로서 첫발을 뗀 문씨가 전하는 여행팁은 이렇다. “강박이나 패턴을 버리고 가장 하고 싶었던 여행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계획을 세우되 상황이 달라진다면 과감하게 포기할 줄 아는 결단력도 필요하다. 여행에서 가장 즐거운 건 모든 걸 자신이 주도할 수 있다는 거다. 내 인생을 내가 결정한다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소소하게, 여행중독’의 저자 문상건 작가(사진=김태형 기자 kimkey@).
미얀마 만달레이의 우베인브릿지(사진=문상건 작가 제공).
미얀마 바간(사진=문상건 작가 제공).
미얀마 인레호수(사진=문상건 작가 제공).
인도 아그라의 타지마할(사진=문상건 작가 제공).
인도 자이살메르 사막(사진=문상건 작가 제공).
인도 투르툭(사진=문상건 작가 제공).
파키스탄 라마단 기간에 식사에 초대받은 모습(사진=문상건 작가 제공).
파키스탄 훈자마을(사진=문상건 작가 제공).
파키스탄 훈자마을 인근 파수(사진=문상건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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