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위드미 수술’ 시작됐다…‘e24, e요리, 작은 이마트’

CI·사명 바꾸고 독자 상품 강화…직영점 확대 눈길
노브랜드, 피코크 전용매대까지 ‘이마트 축소판’
대형마트 성장 한계 신개념 편의점으로 극복
  • 등록 2017-06-26 오전 4:00:26

    수정 2017-06-26 오전 4:00:26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달 31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편의점 위드미의 점포수를 계속 늘려나갈 방침”이라며 “이 과정에서 매우 획기적인 방법이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사진=신세계그룹)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한 달 안에 위드미에 깜짝 놀랄 변화가 있을 것이다.”

지난달 31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언급한 편의점 위드미의 경쟁력 제고 방안이 물밑에서 하나 둘 실행되고 있다. 큰 틀에서의 변화는 ‘이마트 색깔 입히기’다.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점포수를 늘리고 이를 도약대 삼아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마트가 지난 1일 상표 출원한 ‘e24’.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가장 먼저 ‘메스’가 가해진 건 매장 인테리어다. 기존 하늘색과 노란색 대신 이마트의 상징색인 회색에 노란색으로 실내 공간을 꾸미고 있다. 위드미 관계자는 “지난 3월부터 직영점과 신규 점포를 중심으로 매장 인테리어를 달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달 24일에는 위드미 통합 가정간편식(HMR) PB(Private Brand·자체 상표) ‘eYOLI(이요리)’도 출시했다. 그동안 ‘견뎌바’ ‘속풀라면’ ‘셰프가 만든 도시락’ 등 위드미가 선보인 PB 상품은 있었지만 편의점의 핵심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HMR 통합 브랜드를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마트는 현재 위드미의 상호 변경도 추진하고 있다. ‘이마트 24’, ‘e24’ 등을 놓고 저울질하다가 이달 초 ‘e24’로 상표 출원했다. 위드미에선 이마트 초저가 PB인 ‘노브랜드’, ‘피코크’ 상품도 판매한다. 이렇게 되면 편의점 상호에 제품까지 ‘이마트’를 곳곳에 끼워 넣게 되는 셈이다. 이마트 매장과 흡사한 분위기에 이마트 혹은 위드미 PB 상품으로 가득 채워진 매장 내부는 흡사 이마트의 축소판 같은 느낌을 준다.

올해 들어 부쩍 늘어난 직영점도 정 부회장이 언급한 ‘변화’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위드미 연도별 직영점 수. 이데일리DB.
신세계가 위드미를 인수하고 편의점 사업에 나선 첫해인 2014년 4개, 2015년 7개, 2016년 27개에 불과하던 직영점이 올해 들어 지난 21일까지 83개로 늘었다. 불과 반년 만에 56개가 늘어난 셈이다.

전체 매장수 대비 직영점 비율로 보면 편의점업계 1, 2위로 전국에 1만1400여개 매장을 보유한 CU, GS25를 능가한다. CU는 5월 말 기준 110개, GS25는 133개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위드미는 2014년 501개, 2015년 1058개, 2016년 1765개, 올해 6월 기준 2123개로 꾸준히 점포수를 늘리고 있지만 편의점 업계에서 매장수 비중은 5~6%에 그칠 만큼 존재감이 미미하다. 세븐
위드미 통합 HMR PB 상품인 ‘e요리 참치야채비빔밥’.(사진=이마트)
일레븐을 포함해 상위 5개사 가운데 미니스톱과 함께 최약체로 분류되는데, 전체 규모에 비해선 직영점 비율이 상당히 높은 셈이다.

또 직영점의 상당수가 매장 규모가 132~165㎡(40~50평) 이상으로 큰 중대형 점포로, 테마가 있는 ‘콘셉트 스토어’ 형식으로 운영되는 특징을 보인다.

최근 직영으로 개점한 위드미 충무로점이 대표적이다. 4층 루프탑까지 건물 전체를 카페형 매장으로 꾸몄다. 이마트 PB인 노브랜드·피코크 별도 매대에 위드미 PB 제품이 ‘골든존’에 진열됐다. 봉지 라면을 구매하며 500원을 추가로 내면 즉석에서 라면을 끓여먹을 수 있는 기계도 들여놨다.

같은 PB 상품이지만 가격은 대형마트와 다르다. 노브랜드 대표 상품을 예로 들면 이마트에선 ‘감자칩 오리지널’이 890원에 판매되지만, 위드미에선 1100원이다. 물티슈는 800원에서 1000원으로 편의점 판매가가 25% 높게 책정됐다.

업계에선 정용진 부회장이 언급한 ‘획기적인 변화’가 ‘직영점 확대’ 아니냐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직영점을 확대하게 되면 공격적으로 점포수를 늘릴 수 있고 동시에 경영효율화를 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이에 대해 이마트 측은 “올해 공항철도 편의점(12개),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 편의점(7개) 등 굵직한 입찰 건을 따냈고 스타필드 코엑스(3개)까지 직영점이 큰 폭으로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직영점으로 매장수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편의점은 기본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이다. 인위적으로 직영 점포를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와 더불어 상호와 자체 상품명 모두에 ‘24’를 넣은 것과 관련 위드미가 여타 편의점처럼 24시간 운영 체제로 전환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위드미는 다른 편의점과 달리 전체 점포의 60% 이상이 24시간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

서울에서 위드미를 운영하고 있는 한 가맹점주는 “지난달 점포 문을 열었는데 매장 인테리어가 달라졌을뿐 아직까지 상호 변경 등과 관련해 본사 측으로부터 연락받은 것이 전혀 없다”며 “상호는 이마트 계열이라는 점이 부각된다면 영업에도 긍정적이겠지만 로열티·위약금·24시간 영업이 없는 ‘3무 정책’ 변경은 가맹본부가 강제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고 본다. 현재 이마트 상품인 노브랜드 전문매대 설치 등도 가맹점주의 선택에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위드미 충정로점 ‘노브랜드’ 전용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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