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밖에 없다”…트럼프 ‘조련사’로 떠오른 마크롱

  • 등록 2017-07-14 오전 5:25:14

    수정 2017-07-14 오전 5:25:14

[뉴스속보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서방의 오랜 동맹국들과 엇박자를 내는 미국을 국제사회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는 데 주도적으로 나서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엘리제 궁의 초청에 백악관이 전격 화답하면서 이뤄진 트럼프의 이번 방불(訪佛)로 두 정상은 마크롱의 취임 이후 네 번째로 대면했다.

트럼프와 마크롱은 지난 5월 브뤼셀에서의 첫 만남에서 기선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듯한 ‘강렬한 악수’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이후, 미국의 파리기후협정 탈퇴 선언으로 더욱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두 정상의 스타일과 세계관의 차이로 갈등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두 사람의 관계는 적어도 겉으로는 매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양국 정상은 브뤼셀의 미국대사관에서의 첫 회동에 이어 이탈리아 타오르미나 G7 정상회의와 지난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에 이르기까지 자주 통화하며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해왔다.

프랑스의 일간 르몽드는 “두 정상 간의 ‘케미스트리’가 꽤 잘 맞는다”는 백악관의 한 관계자 발언을 인용한 뒤 “두 나라의 장단도 그 어느 때보다 척척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미·불 관계의 ‘호시절’은 무엇보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세력 격퇴라는 공동의 안보목표가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여러 차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를 겪은 프랑스는 이슬람국가(IS) 등 중동과 아프리카의 테러조직 격퇴전에 미국 다음으로 많은 자금과 병력을 투입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프랑스의 군사력과 안보 분야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여건 외에도 마크롱의 개인적인 성격과 외교 스타일이 양국의 우호 관계와 유럽과 미국 간 ‘대서양동맹’의 추가 균열을 막는데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크롱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는 프랑스에서도 가까운 사이만 주고받는 뺨을 마주하는 ‘비주’(bise) 인사를 하는 사이로, 기후변화와 대미관계 등의 문제에서 ‘찰떡궁합’을 과시해왔다.

그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이라는 ‘스트롱맨’ 앞에서는 전혀 기죽지 않고 할 말을 직설적으로 내뱉는 면모를 보였고, 여러 문제로 입장이 엇갈리는 트럼프에게는 ‘냉온’ 전략을 번갈아 구사하며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끔 했다.

마크롱의 외교 행보에서는 국제무대, 특히 유럽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미국·러시아·독일 정상들을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난다.

특히, 프랑스와 함께 유럽의 ‘쌍두마차’인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트럼프와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면서 직설적인 비판을 서슴지 않는 것과 마크롱의 행보가 대조를 이루면서 마크롱의 장점은 더욱 두드러졌다.

트럼프에게 할 말은 하면서도 직접적인 비난을 자제하는 마크롱의 화법이 효과를 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미국에서도 상당한 인기가 있는 마크롱의 호감 이미지에 기대어 자신의 인기 실추를 만회하려는 트럼프의 이해관계가 교묘히 결합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이날 트럼프와 마크롱은 정상회담 전 서로 등을 두드리거나 눈을 마주치며 웃는 등 친밀감을 유독 드러내 보였다. 트럼프는 미국 독립혁명 당시 프랑스가 영국에 대항해 미국의 혁명을 지원한 역사적 사실까지 언급하며 “두 나라의 우정은 깨질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마크롱은 지난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에서 “나는 설득하기를 단념하지 않는다. 이건 내 성격이다”라고 말해 트럼프를 상대로 지속적인 설득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양국 정상은 14일(현지시간)에는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열리는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 군사퍼레이드에 나란히 참석해 우호 관계를 다시 한 번 과시할 예정이다.

올해는 특히 미국이 프랑스의 동맹국으로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지 100년이 되는 것을 기념하는 성격도 있다. 미국은 자국 병력 200명을 이 군사퍼레이드에 파견했다.

미국 대통령이 프랑스 대혁명 기념 퍼레이드에 참석하는 것은 1989년 조지 H.W. 부시 대통령 이후 트럼프가 처음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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