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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현대차 등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화이트리스트 실행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재소환해 조사한 뒤 기소 대상과 범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7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화이트리스트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보수단체를 지원한 대기업을 상대로 지원 경위와 규모 등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김모 삼성SDI 경영지원실 전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김 전무는 삼성 미래전략실 기획팀에서 근무하며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사장)의 지시를 받아 전경련에 보수단체 지원을 위한 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전실 해체 후에는 삼성전자를 거쳐 삼성SDI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주에는 LG로부터 화이트리스트 관련 소명서를 제출받았으며 현대차와도 임원 소환 일정을 조율 중이다. 현대차는 전경련에 보수단체 지원 용도로 8억원을 냈다.
당초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수사해왔지만 지난달 18일 특수3부로 재배당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블랙리스트(문화계 지원배제 명단)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양석조 부장검사가 특수3부장으로 보임된 데 따른 조치였다.
양 부장검사는 특검 수사 과정에서 화이트리스트의 존재를 파악했고 당시 SK 등 대기업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이번에 사건을 다시 맡으면서 삼성 등을 추가 조사 중이다.
김 전 실장은 지난 7월 27일 블랙리스트 사건의 1심 판결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은 위증죄만 인정돼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검찰은 화이트리스트와 블랙리스트 사건의 본질이 유사한 것으로 판단하고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을 추가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허 전 행정관은 물론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도 기소 대상에 포함될 공산이 크다”며 “블랙리스트 관련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된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기소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