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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상납·민간인 사찰 수사 ‘속도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지난 12일에 이어 22일 오전 10시 장석명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에 따르면 장 전 비서관은 지난 2011년 4월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을 폭로한 장진수 전 지원관실 주무관을 ‘입막음’ 하기 위해 류충열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을 통해 ‘관봉’(官封) 형태로 국정원 특활비 5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날 류 전 관리관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장 전 비서관과 함께 장 전 주무관에게 국정원 돈을 건네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은 김진모(52·구속)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은 지난 17일 구속된 상태다. 김 전 비서관과 장 전 비서관 모두 검찰에서 돈 전달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해 그 윗선 조사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당시 권재진 민정수석과 임태희 전 비서실장이 민간인 사찰 지시 및 은폐 의혹 규명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으로 꼽힌다.
앞서 검찰은 김주성 전 기조실장이 이 전 대통령에게 국정원 자금 상납 사실을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김희중 전 제1부속실장도 검찰에서 국정원 자금 1억여원 중 수천만원을 이 전 대통령 측에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실장은 지난 19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내가 국정원 돈의 통로였고 서로 간에도 모를 정도였다”라며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분은 (이명박 전 대통령) 한 분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림픽 기간 전직 대통령 소환은 부담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주 의혹의 경우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김성우 전 다스 사장과 권승호 전 전무에게 이 전 대통령이 이 회사 설립에 관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또 전날 다스 전·현직 임직원들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특히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신학수 전 민정1비서관은 다스가 경영상 결정을 내릴 때 청와대와의 의사연락을 담당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다.
신 전 비서관에 대한 압수수색은 MB가 재임 시절인 2011년 외교부와 청와대를 동원해 다스의 BBK투자금 140억원을 회수했다는 의혹(직권남용) 규명과 관련 있다. 지난해 12월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된 MB의 큰형 이상은 다스 회장의 운전기사로 일한 김종백씨는 “(이 전 대통령이 취임 이후에도)다스 감사비서실팀에서 일한 신 전 비서관이 청와대에 BBK 관련해 보고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연이은 관련자 소환조사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의 각종 의혹 관여를 뒷받침할 구체적 진술과 물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다스 120억원 비자금 의혹 사건의 공소시효가 2월 21일로 완성되는 점도 검찰로서는 이 전 대통령 소환을 앞당겨야할 이유 중 하나다.
다만 이 전 대통령 직접수사는 각종 의혹에 대한 실체규명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을 때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실제 소환은 3월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가) 초반에 끝날 수도 있다”면서도 “(일정) 로드맵을 갖고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나오면 나오는 대로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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