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격 유지"..서울 워커힐·미도아파트도 '1대1 재건축'

워커힐 1단지 조합원 소유 432가구
기존 주택크기의 30% 범위 내 공급
용적률 높아 사업성 떨어지지만
'고급화'로 부동산 가치 상승 노려
  • 등록 2018-03-12 오전 5:30:00

    수정 2018-03-12 오전 8:01:26

그래픽=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1978년 입주한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아파트’는 대한민국 최초의 대형 고급아파트 단지로 유명하다. 가장 작은 크기의 가구가 전용면적 166.9㎡, 가장 큰 평수는 전용 226㎡에 달한다. 이 아파트 1단지는 재건축 후에도 이 평형을 유지하는 ‘1대 1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조합원 소유의 432가구를 현재 주택 크기보다 30% 내외 범위 안에서 그대로 공급해 명실상부한 강북 부촌으로서의 아파트 이미지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재건축 후 남은 용적률 범위에서 전용 84㎡ 이하의 분양아파트 450여가구도 지어 사업비를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아파트지구 특별계획 3구역( 현대1~7차, 현대 65동, 10 ·13 ·14차, 현대 ·대림빌라트) 등 고급아파트를 표방하는 서울 중층 아파트 단지들이 재건축에 본격 나서면서 1대 1 재건축이 확산하고 있다. 통상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중층 아파트는 기존 용적률이 높아 사업성이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 이에 기존 주민들이 평형을 줄이고 일반분양분을 늘려 사업성을 개선하려는 쪽으로 사업이 주로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재건축 후에도 대형 평수를 유지해 ‘초고급’ 프리미엄을 유지하려는 단지들이 늘면서 1대 1 재건축 행렬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조합원이 보유한 주택 크기 유지하며 ‘재건축’

강남구 대치동 미도아파트는 현재 21개 동, 2435가구를 25개 동, 3861가구로 재건축하는 정비계획을 수립했다. 1983년 지어진 이 아파트는 전용 84~191㎡ 등으로 이뤄졌다. 이를 전용 45~190㎡로 바꿀 계획이다. 전용 84㎡ 주택 소유주는 그대로 전용 84㎡를 받고 전용 191㎡ 주택 소유주는 그대로 전용 190㎡를 받는 1대 1 재건축이다. 기존 주택에 없는 전용 45·59·74㎡는 일반분양이나 임대주택용으로만 지어진다. 대치 미도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서울시에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강남구 압구정3구역과 광진구 워커힐아파트도 모두 1대 1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압구정 3구역 재건축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윤광언씨는 “1대 1 재건축을 통해 조합원 모두 본인이 소유한 크기 이상의 주택을 유지하고 주거 쾌적성을 확보해 중대형 고급 단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워커힐아파트 역시 조합원에게 기존 주택 크기를 유지하면서 공급하되 원할 경우 집을 2채로 나눠 ‘1 플러스 1’ 주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1대 1 재건축은 조합원에 배정되는 재건축아파트를 기존 주택 크기보다 최대 30% 이내로 제한하는 대신 반드시 소형 평형을 배치해야 하는 ‘2대 4대 4 규칙’을 적용받지 않는다. 현재 서울 등 일부 지자체는 재건축 후 가구 수의 20%를 전용 60㎡ 이하, 40%를 전용 60~85㎡로 반드시 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같은 규제는 중소형 가구 중심인 저층 재건축 단지에서는 큰 문제가 아니다. 내년 8월 입주 예정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아파트)를 보면 기존 주택은 전용 36·42·49㎡에서 전용 49·59·76·84·106㎡ 등의 주택으로 바뀌었다. 개포주공3단지에서 가장 큰 주택도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최소형 주택보다는 작기 때문에 건립 가구 수의 60%를 전용 85㎡ 이하로 배정해도 불만이 나오지 않는다. 모두 기존 평형보다는 넓은 평수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대형 평수가 많은 중층 아파트는 재건축 후 전체 가구의 60%를 전용 85㎡ 이하로 지을 경우 일부 조합원은 현재 평수를 유지하거나 더 작은 평수를 받을 수밖에 없어 조합원들의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존 평형 그대로 유지하는 1대 1 재건축이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3구역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강남구청)
◇일반분양 줄이는 대신 고급화 추구


문제는 사업성이다.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서울 중층 아파트는 기존 용적률이 높아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송파구 오금동 가락상아1차, 가락극동, 삼환가락 등 중층 재건축 다수가 기존 주택보다 중대형 비율을 줄이고 일반분양 물량을 늘리는 ‘쪼개기 재건축’을 선택했다.

그러나 고급화를 추구하는 워커힐아파트 등은 사정이 다르다. 중대형 주택을 원하는 수요가 많고 부동산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그들만이 사는 세상’이라는 이미지를 유지하려는 욕구도 강하다. 분양아파트를 하나 더 늘리기보다는 한 평이라도 더 넓은 주택을 받고자 하는 까닭이다. 압구정3구역과 워커힐아파트는 임대주택 도입 시 얻을 수 있는 용적률을 포기하고 임대주택을 하나도 넣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들 단지는 1대 1 재건축이 단지의 가치를 높이고 사업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1대 1 재건축도 2대 4대 4 재건축과 마찬가지로 조합원분 재건축을 한 후 허용 용적률 내에서 가구 수를 기존보다 늘려 전용 85㎡ 이하 주택을 일반분양을 할 수 있다. 쪼개기 재건축보다는 일반분양 가구 수가 적지만 대신 단지의 초고급화를 통해 일반분양가를 올리는 전략을 취한다는 것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민을 위한 보급형 아파트로 지어져 중소형 평수가 많은 저층 아파트와 달리 중·상위층을 위한 고급 아파트를 콘셉트로 잡은 중층 아파트는 중대형 평수가 많다”며 “중층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할수록 1대 1 재건축 추진 단지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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