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반도체 수입 늘려도…삼성·SK하이닉스엔 타격 없어”

감사보고서 및 업계 분석
스마트폰 제조사들 수요 많은
모바일D램 韓점유율 90% 육박
美 메모리 제품 원산지 日·대만산
美 비메모리 비중 늘릴 가능성 높아
삼성 시스템반도체 비중 1% 안돼
  • 등록 2018-04-02 오전 5:30:00

    수정 2018-04-02 오전 8:19:32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중국이 미국산 반도체 구매를 최대 수준까지 늘리더라도,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양대 반도체 업체가 받는 영향은 전체 매출의 1% 미만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우리 기업들이 사실상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는 중국이 미국산으로 수입을 대체할 여지가 거의 없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원산지 기준으로 볼 때 미국 마이크론이나 웨스턴디지털의 메모리는 일본·대만산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텔 등 미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도 한국이 중국으로 수출하는 물량 자체가 미미해 영향이 극히 제한적이란 평가다.

미국 메모리 업체도 생산지 기준에선 ‘일본’·‘대만’産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시장 반도체 매출은 각각 20조원과 10조원 선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8%, 33%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중 약 80~90%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고 있다.

중국 시장의 매출 비중이 큰 편이지만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점유율 및 원산지 기준 등으로 볼 때, 미국 반도체 구입 증가 영향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장조사기관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017년 4분기 기준 전 세계 D램 시장은 삼성전자(46.0%)와 SK하이닉스(28.7%), 미국 마이크론(20.8%) 등 3개 회사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또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38.0%)와 일본 도시바(17.1%), 미국 웨스턴디지털(16.1%), 마이크론(11.5%), SK하이닉스(11.1%) 등 5개 회사가 전체 시장의 94%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미국 메모리 반도체 수입을 늘리기 위해선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 더 사야만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 두 회사가 실제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미국산’ 메모리는 물량이 많지 않다는게 반도체 업계의 지적이다.

마이크론의 경우 지난 2012년 당시 세계 3위 D램 업체였던 일본 엘피다를 인수해 몸집을 불렸고,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와의 합작을 통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세를 키워왔다. 이로인해 두 회사의 메모리 제품은 대부분 일본이나 합작 법인이 있는 대만 등지에서 생산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에도 중국 시안과 우시 공장에서 메모리를 생산해 현지 시장에 공급 중이고, 두 곳 모두 생산시설 추가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메모리 제품은 ‘중국산’으로 분류돼, 우리 업체들이 미국산 수입 증가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얘기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설령 마이크론이나 웨스턴디지털의 물량 비중을 높이려고 해도 미국산 메모리가 아닌 일본산이나 대만산을 수입해야하는 셈”이라며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수요가 많은 모바일 D램은 한국의 점유율이 90%에 육박하고 있어 대체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우위 非 메모리…韓, 중국 수출 수천억원 수준

미국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선 한국 기업들의 매출 비중이 극히 낮아, 중국 영향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란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두뇌인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작년 한해 매출은 2조원 안팎으로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은 1% 미만이다. 이 가운데 중국 수출은 더욱 미미해 수천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물량의 상당수를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어, 이 경우 원산지 기준에선 미국산으로 분류돼 오히려 중국 수출이 늘어날 여지도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전체 99%에 달하는 SK하이닉스의 경우에는 비(非)메모리 제품의 중국 수출이 전체 매출 중 0.2~0.3%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액수로는 5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D램은 70% 이상, 낸드플래시는 50% 이상으로 중국이 그 비중을 줄이긴 힘들다”며 “비메모리에선 미국산 제품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높지만 국내에선 일부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등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이 대미 흑자를 줄이기 위해 미국산 반도체 구매를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국 반도체 업계에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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