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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모리 업체도 생산지 기준에선 ‘일본’·‘대만’産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시장 반도체 매출은 각각 20조원과 10조원 선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8%, 33%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중 약 80~90%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고 있다.
중국 시장의 매출 비중이 큰 편이지만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점유율 및 원산지 기준 등으로 볼 때, 미국 반도체 구입 증가 영향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장조사기관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017년 4분기 기준 전 세계 D램 시장은 삼성전자(46.0%)와 SK하이닉스(28.7%), 미국 마이크론(20.8%) 등 3개 회사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또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38.0%)와 일본 도시바(17.1%), 미국 웨스턴디지털(16.1%), 마이크론(11.5%), SK하이닉스(11.1%) 등 5개 회사가 전체 시장의 94%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미국 메모리 반도체 수입을 늘리기 위해선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 더 사야만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 두 회사가 실제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미국산’ 메모리는 물량이 많지 않다는게 반도체 업계의 지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에도 중국 시안과 우시 공장에서 메모리를 생산해 현지 시장에 공급 중이고, 두 곳 모두 생산시설 추가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메모리 제품은 ‘중국산’으로 분류돼, 우리 업체들이 미국산 수입 증가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얘기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설령 마이크론이나 웨스턴디지털의 물량 비중을 높이려고 해도 미국산 메모리가 아닌 일본산이나 대만산을 수입해야하는 셈”이라며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수요가 많은 모바일 D램은 한국의 점유율이 90%에 육박하고 있어 대체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우위 非 메모리…韓, 중국 수출 수천억원 수준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두뇌인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작년 한해 매출은 2조원 안팎으로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은 1% 미만이다. 이 가운데 중국 수출은 더욱 미미해 수천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물량의 상당수를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어, 이 경우 원산지 기준에선 미국산으로 분류돼 오히려 중국 수출이 늘어날 여지도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전체 99%에 달하는 SK하이닉스의 경우에는 비(非)메모리 제품의 중국 수출이 전체 매출 중 0.2~0.3%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액수로는 5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D램은 70% 이상, 낸드플래시는 50% 이상으로 중국이 그 비중을 줄이긴 힘들다”며 “비메모리에선 미국산 제품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높지만 국내에선 일부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등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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