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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강남구 팜스킨 사무실에서 만난 이 회사 곽태일 대표가 자신있게 건넨 올해 목표다. ‘초유 화장품’이란 틈새 시장을 선택, 해외시장을 중점 공략해 사세를 키우겠다는 28살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의 야심찬 포부다. 곽 대표는 “지난해 매출 3억원이었는데 올해는 매출 100억원을 자신할 수 있다”며 “조만간 시리즈 A 투자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올해 사업 확대에도 더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팜스킨은 2017년 곽 대표가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그는 건국대학교 축산학과 3학년이던 2015년 우연히 독일 농가를 방문해 현지 농부들이 젖소의 초유로 핸드크림을 만들어 쓰는 모습을 보고 사업의 영감을 얻었다. 곽 대표는 “국내에선 연간 2만ℓ의 초유가 버려진다고 들었는데, 이를 화장품으로 만드는 것을 보고 신기했다”며 “귀국해 직접 발효를 해 화장품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이 자연스레 창업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곽 대표는 학교 선후배 4명과 초유 화장품을 아이템으로 팜스킨을 창업했다. 급작스레 학교에서 창업을 준비하다보니 우여곡절도 많았다. 곽 대표는 “장비가 없다보니 학교 실험실에서 연구를 진행했는데, 선배들 몰래 하다보니 초유가 부패해서 터지는 경우도 많았다”며 “창업 과정에 대한 지식도 전무해 각종 정부 지원과제 신청 단계에서 모두 떨어져 좌절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국내 화장품 중견기업 한국콜마의 도움도 컸다. 2017년 하반기 창업 관련 행사에서 한국콜마 자회사인 콜마스크 대표를 소개받은 것이 인연이 됐다. 한국콜마는 20년 이상 화장품 업계에 근무한 자사 인력을 연계해주고, 직접 초유 마스크 등 팜스킨 제품의 제조까지 맡았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이처럼 큰 제조기업과 협력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차별화된 사업 아이템이 한국콜마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팜스킨은 한국콜마와 초유 마스크를 시작으로 올해부터는 스킨, 로션 등 기초라인 화장품까지 생산 중이다.
초유 화장품은 국내에선 다소 생소하지만 서양권 국가에선 친숙한 아이템이다. 때문에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선 좀 더 진화된 차별화가 필요했다. 곽 대표는 “초유라는 출발점은 같지만 상온에서 3일만에 부패하는 초유를 3년까지 유통기한을 연장하는 기술이 우리의 강점”이라며 “특허심사를 받을 때 차별성을 보였던 부분도 발효 기술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만의 노하우로 초유를 부패시키지 않고 관리할 수 있고, 원하는 형태로 생산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라며 “우리가 생산하는 초유 마스크의 경우 유통기한이 3년이나 된다”고 덧붙였다
곽 대표에게 올 하반기는 기회의 시간이다. 우선 미국 월마트에 스타트업의 신분으로 입점을 할 계획이다. 멕시코 코스트코엔 크리스마스 에디션도 준비 중이다. 또한 마스크와 기초라인만 있었던 팜스킨 초유 화장품 라인업에 앰플도 추가된다. 더불어 조만간 시리즈 A 투자 유치도 현실화될 전망이다. 곽 대표는 “올 하반기에만 50여개 제품을 새로 선보이는 등 한층 더 속도를 낼 계획”이라며 “이에 따라 현재 14명인 인력도 25명으로 대폭 늘릴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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