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100일]너무 빠른 머리회전…입이 못따라간다③

한마디 질문에 10마디 답변하는 ‘말폭포’ 본능
평검사 시절부터 조급함 정평…승부욕도 유난해
후배들 원성 사기도…좌천 겪으며 성향 누그러져
  • 등록 2022-08-24 오전 5:10:00

    수정 2022-08-24 오전 5:10:00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인연이 있는 검찰 등 법조계 관계자들은 그가 머릿속에서 하고 싶은 말은 폭포처럼 쏟아져 나오는데 정작 입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한다.

보통 사람들은 할 말이 머릿속에서 즉각 떠오르지 않아 말을 더듬고 답답함을 느끼는데 한 장관은 정반대인 경우라는 것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한 장관도 이런 자신의 습성을 의식한 듯 지난 11일 검찰 수사개시 개정안 브리핑 도중 “제가 (말 속도가)좀 빠른가요? 익숙해지실 겁니다”며 슬쩍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선 ‘입법권 침해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 날 선 질문이 잇따랐지만, 한 장관은 바로 앞에 대본이 놓여있는 듯 급하게 긴 답변을 쏟아냈다.

이런 한 장관의 ‘말폭포’ 습성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의 설전에서도 드러난다. 인사청문회, 대정부질문 등에서 한 장관이 답변하는 장면을 되돌려보면 긴 답변을 쏟아내다 호흡이 달려 ‘흡-’하고 숨을 몰아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심지어 답변이 유난히 길어질 때는 마스크에 막혀 올라온 날숨 때문에 안경에 김이 서리기도 한다. 한 마디 질문에 10마디 답변을 쏟아내니 그를 맞상대했던 의원들이 불쾌감을 표출하는 것도 당연하다.

한 장관과 인연이 있는 검찰 관계자는 그가 말투만큼이나 실제 성격도 무척 급하기로 정평이 나있다고 귀띔한다. 한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합동수사단을 부활시키는 등 ‘조국·추미애 지우기’에 속도를 낸 것은 정치적 상황과는 별개로 그의 조급한 성향도 한몫했다는 설명이다.

또 한 장관은 학창 시절부터 승부욕도 유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 사법고시 합격에 검찰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승승장구해왔으니 남에게 밀리는 것에 더욱 질색하고, 일단 마음먹은 일은 당장 끝맺음을 짓고 말려는 성향도 굳어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민주당의 ‘검수완박’ 강행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총력 대응, 설전에서 단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또박또박’ 반박하는 그의 태도는 남다른 승부욕과 급한 성질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조급한 성격과 일 처리 스타일 탓에 이를 따라가는데 벅차하는 후배들의 원성도 적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덕과 포용력으로 아랫사람들을 추스르는 ‘덕장’ 스타일과는 다소 거리가 있으며 ‘냉혈한’이라는 비난과 함께 척진 직원들도 많았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그랬던 한 장관은 추미애 전 장관 시절 ‘4차례 연속 좌천’의 굴욕을 겪고 나서 이런 까다로운 성향이 한결 누그러졌다는 후문이다. 팔자에 없는 한직을 전전하는 과정에서 주변을 되돌아볼 여유가 생긴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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