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지진과 10년 주기 위기설

  • 등록 2016-09-23 오전 6:00:00

    수정 2016-09-23 오전 6:00:00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예견된 위기는 위기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위기가 닥칠 것을 미리 알고 잘 대비하면 그것은 더는 넘을 수 없는 고난이 아니라는 얘기다.

최근 경주에서 발생한 진도 5.8 규모의 강진이 바로 이 말에 딱 들어맞는 듯하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불의 고리’를 벗어나 유라시아판에 있기 때문에 지진 안전지대로 여겨졌다. 그러나 경주발 지진은 서울·부산 등지까지 그 진동이 전해졌고 지금까지 경주 일대에서 발생한 여진만도 420차례가 넘는다.

다행히 대규모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지진 못지않게 한국 사회를 강타한 것은 우리가 대형 지진과 그로 인한 재난에 대피할 아무런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불안감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착실히 대응하고 준비한다면 향후 발생할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점에서 이런 불안감이 마냥 나쁘다곤 볼 수 없다.

국내 부동산시장에도 지진 같은 존재가 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대략 10년이라는 주기를 두고 전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위기가 찾아온다는 ‘10년 주기 경제 위기설’이다. 그러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이 되는 2018년에 또다시 위기가 발생하지 않겠냐는 막연한 불안감이 지진 공포와 닮아 있다.

공교롭게도 2018년에는 2014년부터 공급된 아파트의 입주가 몰리고 2~3년에 걸쳐 서서히 이뤄질 것으로 짐작되는 미국 금리 인상이 완료되는 시점이다. 물론 미국 금리 인상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장담할 수 없고 공급 과잉 이슈 역시 일부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대로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일지도 모른다. 위기가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고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우리가 예견한 원인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경주발 지진에서 본 것처럼 위기는 닥치고 나서는 늦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얼마나 많은 이들의 삶이 한순간에 달라졌는가. 내 재무 상태는 과연 내진설계가 잘 돼 있는지 돌이켜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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