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 삼성-퀄컴, 서버용 시장 진입 위해 '의기투합'

세계 최초 10나노 기반 고성능 제품 협업 성사
서버 시장 입지 확보 위한 양사간 필요성 매칭
점유율 두 배로 높여 2위 자리 목표 향해 '순항'
  • 등록 2017-11-10 오전 5:11:00

    수정 2017-11-10 오전 5:11:00

퀄컴이 8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발표한 세계 최초 10나노 공정 기반 서버 프로세서 ‘센트릭(Centriq) 2400’ 소개자료 중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의 장점과 결합했음을 강조하는 부분. 퀄컴 홈페이지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애증의 관계로 종종 부딪혔던 삼성전자(005930)와 퀄컴이 새로 진출하는 서버용 프로세서(CPU) 시장에서의 입지 확보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퀄컴이 설계한 첫 서버용 프로세서를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에서 생산하면서 양사 모두 ‘윈-윈(Win-win)’ 효과를 노린다.

8일(현지시간) 퀄컴은 미국 새너제이에서 세계 최초 10나노미터(nm) 공정 기반의 서버 프로세서 ‘센트릭(Centriq) 2400’를 출시하고 삼성전자를 통해 양산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퀄컴은 오랜 기간 동안 파운드리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최근 14nm와 10nm 등 첨단 공정을 적용한 모바일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시리즈 양산에 이어 서버용 프로세서로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하지만 양사는 라이벌이자 갈등 관계로 얽혀있기도 한 사이다.

◇갈등 털어내고 서버용 시장 진입 위해 적극 협업

양사가 갈등 양상을 보인 것은 지난 2015년이다. 당시 퀄컴이 설계하고 대만 TSMC가 생산한 스냅드래곤810 AP는 ‘발열이 심각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삼성전자는 당시 전략 스마트폰 기종인 갤럭시S6에 전량 삼성전자의 AP 엑시노스7420을 탑재하는 선택을 한다. 당시 업계에서는 퀄컴이 AP 분야에서 라이벌이기도 한 삼성전자에 파운드리 물량을 주지 않자 삼성전자 IM부문이 전략적인 차원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후문이 공공연히 돌았다.

이후 퀄컴은 발열에 따른 스마트폰 성능 저하 등의 구설수를 이기지 못하고 실적 부진에 빠지면서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등 여파에 시달렸다. 이후 퀄컴은 삼성전자에 대한 파운드리 발주 물량을 확대했고, 이후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10nm 로직 공정(10LPE)을 적용하여 퀄컴의 ‘스냅드래곤835’를 생산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회복했다.

이런 협력 관계는 서버용 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두 업체의 적극적인 협업 강화를 이끌어 냈다.

이번 센트릭 2400 양산 과정에서도 입지 확보를 위한 ‘윈-윈’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고성능에 특화된 삼성전자 10나노 핀펫 공정 기술과 퀄컴의 최첨단 SoC(시스템온칩) 디자인이 결합된 서버 프로세서가 데이터센터 서버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퀄컴도 발표자료에서 삼성전자의 앞선 기술력과 결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물론 여기에는 삼성전자의 기술력과 사업 확대 의지도 함께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 5월 조직개편으로 파운드리사업부를 독립시킨데 이어 정은승 사업부장을 이달 사장단 승진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다자간 전화회의)에서도 삼성전자는 고객사에 FD-SOI(완전 공핍형 실리콘 온 인슐레이터) 기반의 eMRAM(내장형 자기저항메모리) 제품을 조기에 인도하며 시장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10나노 로직 공정(10LPE)을 적용해 퀄컴의 ‘스냅드래곤 835’를 생산한 데 이어 올 4월에는 10나노 2세대 공정(10LPP) 개발을 완료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지난달 성능과 안정성을 인정받은 10나노 기반의 8나노(8LPP) 공정도 개발하는 등 시장과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운드리 제품 다양화” 2위 목표 ‘순항’

삼성전자는 이번 양산으로 서버용 제품에 대한 노하우를 쌓는 계기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라인에서 서버용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최근 들어 파운드리 제품군이 AP를 넘어 네트워크 장비용 제품을 비롯해 다양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도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을 현재의 두 배로 높여 두 자리수로 2위 자리에 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은 7.9%로 4위였다.

퀄컴 입장에서도 최근 AP와 모뎀칩 분야에서 시장 정체와 함게 특허사용료 부과 방식의 사업구조가 ‘불공정 거래’로 한국과 대만에서 각각 제재를 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던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10nm 공정으로 서버용 프로세서를 양산하며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난드 찬드라세커 퀄컴 데이터센터 테크놀로지 수석 부사장 겸 본부장은 “퀄컴 센트릭 2400 프로세서의 상용화는 퀄컴이 4년 이상 제품 설계, 개발 및 생태계를 구현에 쏟은 노력의 집약체”이라며 “압도적인 성능과 탁월한 에너지 효율성을 제공하는 최첨단 암 기반 프로세서로 고객들에게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미모가 더 빛나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