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깐깐해서 싫다…베트남으로 몰리는 韓 기업들

對중국 지식재산권 흑자 추월, 왜
세계 15위 인구대국, 노동력 풍부
제조업 月임금, 한국 10분의1 수준
경영 여건 6년새 98→68위로 껑충
  • 등록 2018-02-26 오전 5:01:01

    수정 2018-02-26 오전 5:01:01

[이데일리 이서윤 기자]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1억명에 가까운 세계 15위의 인구 대국. 월 30만원이 안 되는 싼 인건비에도 성실한 노동력. 건축 인허가 등 전반적으로 향상되는 기업경영 여건.

동남아의 인도차이나 반도 동부에 위치한 베트남이 중국을 대체하는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했다. 그간 중국은 생산공장의 역할을 맡았지만, 예상치 못한 사드 충격 이후 분위기가 베트남 쪽으로 더욱 몰리는 분위기다. 특히 ‘기업하기 좋은’ 환경 덕에 중국을 뛰어넘는 제조업 전진기지로 조명을 받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과의 지식재산권 무역을 통한 흑자가 처음 중국을 넘어선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나 중국으로부터 예기치 못한 사드 충격을 당한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포스트 차이나’로 여길 만하다.

작년 對베트남 지재권 수지 24억弗

25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대(對)베트남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각각 5억9950만달러(약 6475억원)와 6억5210억달러(약 7043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4억9290만달러, 4억8840만달러)보다 높았다. 두 분기 연속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베트남 흑자가 급증한 건 4년 전인 2014년부터다. 2013년 당시 흑자는 7390만달러로 여느 나라들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2014년 7억1830만달러로 늘어나더니, 2015년부터 16억8400만달러→18억4370만달러→23억9500만달러로 숨가쁘게 늘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은 2014년부터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집중적으로 늘렸다”며 “최근 스마트폰 등 전기전자제품 수출의 호조로 현지법인의 수익이 큰 폭 늘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 산업계가 베트남을 ‘기회의 땅’으로 여기고 있어서다. 수출입은행 통계를 보면, 대베트남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009년 당시 전체의 3.0%에서 2016년 6.4%로 증가했다.

베트남에서 휴대전화, 가전, 디스플레이 공장 등을 운영하는 삼성전자(005930)는 베트남 전체 수출의 25% 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현대차(005380) SK(034730) LG(003550) 포스코(005490) 등 국내 굴지 기업들도 베트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베트남에 해외 첫 강건재(鋼建材) 솔루션마케팅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베트남은 이미 중국, 미국 등과 함께 우리나라의 4대 교역국 중 하나인데, 앞으로 그 위상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신(新)남방정책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안중기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베트남 투자는 제조업에 집중되고 있다”며 “삼성전자 등이 현지 투자를 확대하면서 단순 섬유가공 위주에서 전기전자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中 외에 다른 신흥시장 더 공략해야”

베트남 시장의 약진은 이유가 있다. 베트남 인구는 9616만명(지난해 7월 기준)으로 전세계 15위다. 늦어도 2020년께 1억명 달성이 유력하다. 노동력이 풍부한 만큼 글로벌 생산기지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게다가 베트남 제조업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04달러(약 22만원)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10분의1 수준이다. 캄보디아, 스리랑카, 라오스, 미얀마, 방글라데시 정도를 제외하면 베트남보다 노동력이 저렴한 곳을 찾기 어렵다. ‘세계의 공장’ 위상을 중국으로부터 물려받을 수 있는 조건이다.

기업경영 환경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베트남의 기업경영 여건은 2011년 전세계 98위에서 지난해 68위로 큰 폭 올랐다.

경제계 한 인사는 “우리 경제는 지난해 사드 보복 탓에 중국과 교역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배웠다”며 “다른 신흥시장을 더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베트남(23억9500만달러)을 제외하면 중국(19억7930만달러)에 비할 만한 특허 교역국은 없었다. 그나마 인도(3억3320만달러) 정도 있지만, 아직 베트남이 우리나라에 안기는 흑자의 8분의1에 불과하다. 러시아(1억510만달러) 대만(9430만달러) 브라질(4370만달러) 태국(3230만달러) 등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다만 베트남 이후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태식 코트라 부사장은 “베트남 인건비는 아직 한국의 30~40% 수준이지만, 임금 상승 속도를 보면 오래 가기 힘들다”며 “이미 5000개 이상 기업이 진출했다는 점에서 너무 베트남에 편중되는 것도 문제”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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