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소주 한 잔'은 옛말…술집 점점 줄어든다

4월 호프집 사업자 수 5.2% 급감
'회식 간소화' 주점·노래방도 줄어
"회식 아니면 술집 별로 찾지 않아"
'주머니 얇아진' 경기 요인도 주목
  • 등록 2018-06-30 오전 6:58:06

    수정 2018-06-30 오전 6:58:06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40대 후반의 20여년차 직장인 박모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혼술족(族)’이 됐다.

이유가 있다고 한다. 어느덧 관리자급이 되면서 회식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는 걸 박씨는 절감하고 있다. 회식차 술 마시는 횟수 자체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양도 적어졌다는 것이다. ‘퇴근길 소주 한 잔’은 이제 옛말이 됐다.

박씨는 “요즘 수입맥주나 와인을 싼 가격에 팔아서 집에서 혼자 마시는 게 편해진 것 같다”며 “회식을 하지 않으면 술집을 찾는 경우도 별로 없다”고 말했다.

술집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혼술 트렌드가 자리를 잡고 있는 데다 주머니 사정도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4월 호프전문점 사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22% 감소했다.

세종시를 제외하면 전국 모든 지역에서 호프집이 줄었다. 제주도(-0.98%) 정도만 소폭 감소했을 뿐, 나머지 지역은 많게는 8% 넘게(전라남도·-8.06%) 급감했다.

호프집의 감소 폭은 시대의 흐름상 추세적으로 줄고 있는 다른 업종들과 비교해도 작지 않다. 대형마트 등에 밀릴 위기인 문구점은 5.01% 줄어드는데 그쳤다. 이발소(-2.03%)와 철물점(-2.44%) 등과 비교해도 술집이 얼마나 많이 사라지고 있는지 추론할 수 있다.

같은달 간이주점 사업자 수가 3.75% 줄어든 것도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대변하고 있다. ‘회식 2차 코스’로 여겨졌던 노래방도 감소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4월 당시 1.62% 줄었다.

지난해 1~11월 음식점·주점업 생산이 전년 대비 3.1% 감소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는 통계청이 2000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회식 문화가 바뀌고 1인 가구가 느는 구조적인 변화 외에 소비 둔화가 지속되는 경기적인 요인도 눈여겨 볼 만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민간소비 증가율은 2005년 이후 12년째 경제성장률을 밑돌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최근 일자리 쇼크가 소비를 더 위축시키지 않을지 정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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