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마 염색은 양반 피어싱에 문신도…통제불능 고3 교실

파마나 염색은 옛말…피어싱에 문신까지 하는 고3
아르바이트나 재수 이유로 지각·결석 하기도
교사 "수능 전처럼 학생들 처벌하기도 난감"
전문가 "지나친 수능 해방감 탓..별도 프로그램 필요"
  • 등록 2018-11-28 오전 5:00:00

    수정 2018-11-28 오전 8:49:39

지난 23일 오전 서울 성북구 동선동의 한 피어싱 가게에는 고3으로 보이는 학생 무리가 방문했다. (사진=황현규 기자)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충북 청주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고3 담임을 맡고 있는 강모(32) 교사는 수학능력평가시험(수능)이 끝난 후 고삐 풀린 제자들을 통제하는 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강씨는 “파마나 염색은 양반이다. 문신이나 피어싱을 하고 등교한다. 재수 준비를 한다고 지각과 결석을 밥먹듯 하는 학생도 있다. 수능 점수 걱정하던 때가 나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파마·염색은 옛말…피어싱에 문신도

수능이 끝난 고3 교실은 교칙 위반이 넘쳐난다. 파마나 염색은 귀여운 수준이다. 피어싱이나 문신을 하고 등교하는 학생들도 있다. 학생들은 이같은 일탈을 수년간 대입준비에만 매달렸던 시간에 대한 보상으로 여긴다. 강압적 통제보다는 수능 해방감을 충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성지운(18)양은 수능 직후 양쪽 귀에 3개씩 피어싱을 했다. 성양은 “평소부터 하고 싶었지만 수능이 있어서 참았다”며 “시험이 끝나자마자 스트레스도 풀겸 바로 피어싱을 했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피어싱을 금지하고 있는 건 맞지만 수능이 끝난 고3에게까지 교칙을 강요하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했다.

문신을 하는 고3들도 적지 않다. 타투이스트 한모(25)씨는 “수능이 끝나고 고3 학생들의 문신 문의가 하루 10명 넘게 온다”며 “직접 도안을 가져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학부모단체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전국 200개 중·고교 중 문신과 피어싱 등 장신구를 금지하고 있는 학교는 165곳(82.5%)이다. 대부분 학교에서 교칙위반이라는 얘기다.

사진은 기사와 연관 없음 (사진=타투이스트 무디 SNS 갈무리)
불수능에 재수 이유로 등교거부도

고3 담임들은 학교에 등교만 해도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아르바이트나 재수 등을 이유로 지각·결석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아서다.

서울 A고등학교 고3 담임 김모(31)씨는 “보통 한 반에 두세명의 아이들이 전날 야간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등의 이유로 지각을 하거나 결석을 한다”며 “수능이 끝난 마당에 지각, 결석을 일일히 단속하는 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김모(32)씨는 “수능이 끝난 이후 일찍이 재수를 결심한 학생 한 명은 며칠 째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며 “부모님께 설득도 해봤지만 ‘수능 망해서 친구들 보기도 싫다’는 학생을 억지로 데리고 올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일탈이 수능에 대한 압박감의 반작용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학생들이 수능 해방감을 충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짧게는 1년 길게는 6년동안 압박을 느껴 온 수능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이 과잉되면 일종의 일탈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단축 수업만 하는 단순한 수능 후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누적돼 온 스트레스를 해소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학교나 교육당국 차원에서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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