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지어 연소득 1억…농촌 지키는 젊은 농부들

'도시 진학 후 취업' 공식은 옛말…승계농·창업농 증가
정부 청년농 지원사업·한농대 경쟁률 3~4대 1 달해
한농대 졸업생 평균연봉 8954만원…억대 소득 수두룩
  • 등록 2019-02-26 오전 4:00:00

    수정 2019-02-26 오전 4:00:00

이재광(32) 일산쌀 영농조합법인 대표.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이제 갓 서른을 넘긴 이재광(32) 일산쌀 영농조합법인 대표는 평범한 대학생이던 10년 전 농사를 짓는 부모님의 모습을 지켜보다 농사꾼으로 살겠다고 결심했다.

지난해에는 의기투합한 친구 2명 함께 농업회사법인을 세우고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했다. 단순히 쌀을 재배하던 부모님과 달리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인터넷으로 판매한다. 지금은 직원을 여럿 두고 일하는 어엿한 사장님이다.

이 대표는 “처음에는 농사만 지을 줄 알았기 때문에 디자인, 마케팅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관련 일을 했거나 전공한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같이 활동하면서 노하우를 배워 시행착오를 줄였다”고 말했다.

한농대 졸업생 가구 평균소득 8954만원

이 대표와 같은 자발적 청년농이 고령화·공동화에 어려움을 겪던 농촌 풍경을 바꾸고 있다. 불과 10년 전까지만해도 농촌·농가 자녀는 진학 후 도시 취업으로 이어지는 게 당연한 일이었으나 부모 협농, 승계농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농촌에 기반이 없는 도시청년도 청년농 커뮤니티 등을 통해 귀농·귀촌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추진한 40세 미만 영농정착 지원 사업에는 1600명 모집에 5164명이 지원하며 경쟁률 3.2대 1을 기록했다. 550명을 모집하는 올해 국립한국농수산대학 신입생 원서접수 때도 2261명이 지원했다. 경쟁률은 역대 최고인 4.1대 1이었다.

청년농 중에는 신제품을 개발하고 인터넷 판매 등으로 판로를 다양화하는 한편 유튜브 방송을 통한 홍보 등 시대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 ‘억대 연봉’을 챙기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국립한국농수산대학이 2000년 이후 졸업생 4733명의 2017년 가구소득을 분석한 결과 평균 8954만원으로 집계됐다.

일반 농가는 물론 도시 근로자의 수익을 크게 웃도는 액수다. 특히 부모로부터 이어받은 승계농은 가구당 소득이 평균 1억1934만원, 부모와 함께 영농 활동을 하는 부모협농은 1억222만원이나 된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농식품부 청년창업농 지원에 1.3조 투입

정부도 귀농·귀촌자나 농업법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며 이같은 움직임에 힘을 보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한해 총 1조508억원의 재원을 투입해 청년창업농 종합 지원체계 구축에 나섰다. 1600명을 선발해 최대 3년 동안 월 최대 100만원의 영농정착 지원금을 줬다.

올해는 이 예산을 1조2930억원으로 23.1% (2422억원) 증액했다. 농식품부는 농촌 유휴시설을 활용한 창업 공간 제공이나 육아나 문화생활을 포함한 주거단지 조성작업을 추진 중이다. 농식품 분야 벤처 창업 지원 규모도 59억원에서 95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이외에도 청년 귀농이나 농식품 창업을 돕는 직·간접 예산만 1000억원에 이른다.

마상진 KREI 농정연구센터장은 “농업·농촌 분야 청년층 유입이 이어지려면 일정 기간 경제적 안정을 취할 정책이 보강돼야 한다”며 “이들이 기본 소득을 확보하면 삶의 안정감이 커지면서 장기적인 투자와 지역사회 참여 활동을 통한 공동체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광(32·가운데) 일산쌀 영농조합법인이 함께 일하는 청년 직원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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