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8% '초읽기'…"4억 빌렸다면, 월 87만원 더 내라"

시장금리, 기준금리 선행해 상승 추세 확연
예적금 잔액 사상 처음 800조원 넘어서
은행들, 기준금리 인상 반영 일제히 수신금리 상향 조정
  • 등록 2022-10-13 오전 6:00:00

    수정 2022-10-13 오전 7:59:49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한국은행이 12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으면서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 만에 대출금리 8%, 예금금리 5% 시대가 연내 현실화할 될 것이란 관측이다.

금리인상기를 맞게 되면서 시중 자금이 은행 예·적금으로 몰리는 ‘역 머니무브’ 현상은 앞으로도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5대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사상 처음으로 800조원을 돌파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로 인상한 12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대출 관련 현수막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3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 이미 7%대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89~7.176%로 집계됐다. 8월 금융통화위원회 직전인 8월 24일 대비 상단이 1.1%포인트(p), 하단이 1.12%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4일과 비교하면 일주일 새 0.17%포인트 올랐다. 변동금리는 연 4.40~6.848%로 7%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시장금리가 이미 기준금리에 선행해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시장금리와 수신금리가 상승하기 때문에 대출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달 중순 대출금리 산정의 지표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오르면 주담대 금리는 연내 8%에 근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7월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90%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폭인 0.52%포인트가 오른 바 있다. 최근 공시된 8월 코픽스는 2.96%로, 2013년 1월 이후 9년7개월 만의 최고치였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차주의 이자 부담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020년 8월 말 아파트 구입 자금으로 주담대(30년 원리금균등분할상환) 4억원을 빌린 A씨는 당시 연 2.36%의 금리를 적용받아 월 원리금 상환금액이 155만원씩 빠져나갔지만, 최근 금리가 연 6.05%로 변경되면서 241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연 평균 납부 이자는 528만원 가량에서 1560만원으로 증가한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폭(0.5%포인트)만큼 대출금리가 오른다고 가정할 시 A씨의 원리금 상환금액은 242만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약 87만원을 더 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한은의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시되면서 주담대 금리는 앞으로도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또한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오름세를 고려해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가겠다는 방침을 언급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당국에서 은행들의 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있고 실제로 금리 인하가 되고 있지만, 원가라고 할 수 있는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상황이라 주담대 밴드의 최고 금리는 연내 8%를 넘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취약차주에 대한 금리 인하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시해서 취약차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봤다.

예·적금에 쏠리는 돈…800조 넘었다

중앙은행의 가파른 긴축 기조에 따라 시중 자금은 위험자산에서 은행 예·적금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 정기 예·적금 잔액은 이달 11일 기준 811조754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8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29일 797조1181억원과 비교하면 10여일 만에 14조6365억원이 늘었다. 지난해 말인 690조여억원과 비교하면 10개월도 되지 않아 120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은행으로 몰린 셈이다.

아울러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수신금리 상향 조정에도 나섰다. 우리은행은 19개의 정기예금과 27개의 적금 금리를 오는 13일부터 최대 1.00%포인트 인상한다. 예금상품은 비대면 전용 ‘우리 첫 거래 우대 정기예금’을 최고 연 3.80%에서 최고 연 4.80%로 1.00%p 인상한다. 그 외 다른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는 0.30~0.50%p 올린다. 농협은행은 오는 14일부터 정기예금인 거치식예금은 0.5%p, 정기적금인 적립식 예금은 0.5~0.7%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밖에 다른 시중은행도 수신금리 인상 폭을 검토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금리인상으로 고객 중심의 금리인상안을 수시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추세라면 연내 5%대 예금 경쟁도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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