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 이견? 의도적 교착?…미 부채협상 6월 넘어가나(종합)

양측 실무 부채협상 난항…디폴트 위기감 점증
"의도된 교착…과거처럼 막판 합의" 의견 많아
  • 등록 2023-05-20 오전 8:57:17

    수정 2023-05-20 오전 8:57:17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순항하는 듯했던 미국 부채 한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부채 한도 문제가 연계돼 있는 정부 지출 삭감 문제를 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며 협상을 멈췄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협상이 다음달로 넘어가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감은 점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 첫번째)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오른쪽 세번째). (사진=AFP 제공)


다만 ‘의도된 교착’ 이후 과거처럼 막판에 합의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라는 관측이 더 많다. 금융시장이 부채 한도 협상에 아직 크게 휘둘리지 않는 것은 이 때문으로 읽힌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매카시 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백악관이 움직여야 하는데 어떠한 조치도 없다”며 “잠시 협상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는 (합의의) 길이 보이는 위치에 있다고 느꼈다”면서도 “우리는 내년에 더 많은 돈을 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제는) 간단하다”며 “우리가 지난해 재정을 지출한 것보다 더 적게 써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법으로 정해놓은 부채 한도를 넘길 때마다 의회가 협상을 통해 높여 왔다. 연방정부 부채는 올해 1월 법정 한도(31조4000억달러·4경2000조원)에 도달했고, 국채 발행이 어려워진 재무부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개설한 계좌인 일반계정(TGA)을 임시로 써 왔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천명한 ‘X-데이트’(6월 1일)는 TGA 잔액까지 바닥 나 디폴트에 빠지는 시기를 말한다.

매카시 의장의 지명을 받아 백악관 실무팀과 협상하고 있는 개럿 그레이브스 하원의원(루이지애나주)은 “(협상이) 생산적이지 않다”며 “일시 중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 협상팀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우리는 여기서 우리 혼자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 역시 “예산 문제와 관련해 공화당과 실질적인 차이가 있다”며 “현재 시점에서는 추가 대화는 어렵다”고 전했다. 아시아 순방 일정을 단축하고 오는 21일 귀국해 부채 한도 협상을 최종 타결하려던 바이든 대통령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실무 협상 분위기가 갑자기 험악해지지는 않았다”면서도 “회담을 멈추기 전 협상장에서는 특정 사안이 아니라 공화당이 요구하는 지출 삭감 전반에 대해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특정 부문에 대한 예산 삭감 문제에서 근본적인 입장차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양측간 협상은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이 “디폴트는 없다”고 밝히며 큰 틀의 합의를 이뤘다는 낙관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날 실무 협상이 다소 틀어지면서 미궁으로 빠지게 됐다. 일단 바이든 대통령이 귀국한 이후인 다음주 매카시 의장과 담판이 중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메모리얼 데이 이후인 이번달 마지막주는 연휴 시즌이어서다.

다만 과거 합의 때와 다를 게 없는 전형적인 ‘밀당’ 과정이라는 분석 역시 많다. 과거 78차례 부채 한도를 높이는 동안 매번 강도 높은 ‘밀당’을 했던 게 그 방증이다. 양측은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는 표현은 쓰지 않고 있다.

금융시장은 다소 흔들렸다. 월가는 이번 주말께 관련 합의 법안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대, 이런 스케줄은 사실상 물 건너 갔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4% 내린 4191.98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24% 떨어진 1만2657.90에 마감했다.

투자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월가는 이번 주말 혹은 다음주 월요일 새벽 법안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지금은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X-데이트 전까지 합의가 안 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B라일리 자산운용의 아트 호건 수석시장전략가는 “(협상 중단이) 끝은 아니다”면서도 “부채 한도 협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주말로 들어가면서 다소 매도세를 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월가 다수 인사들은 양측이 결국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점을 의심하지는 않고 있다. 3대 지수가 협상 중지에도 불구하고 약보합권에서 움직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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