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1번가, 인터넷 서점사업 5년만에 철수

도서 11번가, 29일부로 오픈마켓에 통합..전자책 서비스 중단
인터넷 서점 진출 5년만에 '백기'
시장 침체에 비용부담 크고 수익 낮은 도서사업 유지 부담
  • 등록 2014-08-20 오전 7:10:00

    수정 2014-08-20 오전 7:10:00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오픈마켓 11번가가 인터넷 서점 사업인 ‘도서 11번가’를 접는다. 사업 초기만 해도 예스 24와 같은 대형 인터넷 서점을 목표로 했으나, 국내 도서 시장이 급격히 침체되면서 조기에 백기 투항 결정을 내린 것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오는 29일부로 도서 11번가 서비스를 종료하고, 도서 상품 판매를 오픈마켓으로 이관한다. G마켓, 옥션 등과 같이 오픈마켓 내 도서 카테고리로만 운영하게 된다.

도서 11번가 폐쇄에 따라 전자책(eBook) 서비스도 종료된다. 기존 전자책 구매 고객은 콘텐츠를 다운로드 받은 단말기에서만 향후 5년간 전자책을 이용할 수 있다.

시장 환경 변화에 조기 탈출 결정

11번가는 지난 2009년 8월 도서 전문몰 ‘모닝365’를 통합해 인터넷 서점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모닝365는 앞서 2007년 9월 11번가의 모회사격인 SK텔레콤이 인수한 회사로, 도서11번가 오픈 전까지는 11번가 오픈마켓 내에 전문몰로 입접해 있었다.

11번가는 당시만해도 성장세를 보이던 도서 시장에 승산이 있다고 보고 단순한 오픈마켓 형태가 아닌 인터넷 서점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도서11번가 오픈 당시 11번가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11번가 측은 “예스24와 같은 전문 인터넷 서점을 지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의욕에 차 있던 11번가가 5년만에 인터넷 서점 사업을 접게 된 것은 시장 환경 변화 때문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국내 도서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2조8000억원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인터넷 서점 매출 역시 2011년 9500억원을 피크로 하락세다. 인터넷 서점이 전체 도서 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커지고 있기는 하지만, 예스24와 인터파크도서 등 업계 상위사들이 주도하고 있어 신규 사업자인 11번가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도서 사업은 재고 관리와 물류·배송은 물론 문화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가 병행되야 하는 특수한 분야”라며 “마진은 크지 않고 비용 부담은 있다보니 신규 진입자가 자리 잡기 힘든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효율화 과정·아마존 진출 가능성도 부담

일각에서는 도서 11번가 철수를 최근 11번가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 효율화 과정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2008년 뒤늦게 오픈마켓 시장에 진출한 이후 6년여만에 업계 2위(거래금액 5조원)까지 올라선 만큼 이제 외형 성장 보다는 내실 다지기를 위해 사업을 효율화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분석이다.11번가는 지난 6월에도 여행·상품권 등의 무형 서비스를 판매하는 타운11번가와 특가 상품을 판매하는 쇼킹딜을 통합해 큐레이션 서비스를 일원화했다.

도서 11번가 사업 철수도 회사 수익구조 차원에서는 긍정적이다. 인터넷 서점 사업은 도서를 직매입하기 때문에 재고 관리, 배송 비용, 물류센터·전자책 투자 등 비용 부담이 큰 반면, 가격 경쟁은 치열해 수익이 많이 나지 않는 구조다.

11번가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셀러 형태의 오픈마켓 사업 모델이 더 좋다고 판단해 서비스 통합을 하게 된 것”이라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국내 진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은 해외 진출시 전자책(킨들)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며 “(11번가는)그나마 도서 시장에서 성장세에 있는 전자책 사업 경쟁에서도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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