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팔아 '빌딩主' 돼볼까

'꼬마빌딩' 투자 전성시대
저금리 장기화에 新투자처 주목
10억 안팎 상가주택 '수익률 6%'
노후 임대 수입원으로 인기
낮은 환금성은 유의해야
  • 등록 2016-03-24 오전 5:20:00

    수정 2016-04-19 오전 7:58:43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30년 가까이 대기업에서 근무하다가 2년 전 퇴직한 50대 중반의 이준성(가명)씨. 그는 은퇴자들이 많이 뛰어드는 자영업자의 길이 아닌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부동산 투자를 선택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모아둔 돈과 퇴직금 등 종잣돈 5억원과 은행에서 빌린 5억원을 합쳐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상가를 10억원에 매입한 것이다. 전용면적 102.3㎡(전용률 55%) 규모인 이 상가는 IT기업 사무실이 밀집한 15층짜리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 1층에 자리해 고정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이 상가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500만원을 받고 한 대형 커피전문점에 임대 중이다. 투자수익률은 연 6.7%에 달한다. 만약 이씨가 10억원으로 아파트를 샀다면 기대하기 힘든 높은 수익률이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부유층의 투자 전유물이었던 빌딩도 상가 겸용 주택 등 아파트값 정도로 매입 가능한 물건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 김포한강신도시 일대 상가 주택들. [사진=부동산114]
‘꼬마 빌딩’ 거래 75% 육박…중산층 노년도 투자 나서

기준금리가 1.5%에 불과한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조물주 위에 건물주’란 우스개소리가 유행할 정도로 매달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상가나 빌딩 등의 투자 열기가 뜨겁다. 그러나 대규모 상가나 빌딩의 경우 매입 비용이 최소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에 달해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아파트값 정도로 구입 가능한 10억원 안팎의 상가 겸용 주택 등 소형 건물이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매매된 중소형 빌딩 총 47건 중 가장 낮은 가격대인 50억원 이하 이른바 ‘꼬마 빌딩’(35건)의 비중이 74.5%에 달했다. 중소형 빌딩은 가격대에 따라 △50억원 이하 △50억~100억원 △100억~200억원 △200억원 이상 등 4개 구간으로 나뉜다. 이 중 50억원 이하 꼬마 빌딩의 매매 비중은 지난해 1분기 67.8%를 기록한 이후 2분기 69.1%, 3분기 69.7%, 4분기 70.2%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만큼 저금리 기조 속에 투자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소형 건물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빌딩 투자가 주로 자산 소득이 충분한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다면 최근엔 노후 임대 수입을 원하는 50~60대 중산층이 대거 투자자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주로 공략하는 물건은 경기 파주나 김포 등 수도권 대단지 인근 3층 이하 상가 겸용 주택이다. 실제 2014년 8월 한 60대 부부가 10억원에 사들인 파주 운정신도시의 3층짜리 상가 주택은 투자수익률은 연 6%에 이른다.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709.5㎡ 규모인 이 주택에서 부부는 3층에 거주하고 나머지는 임대해 월세로 400만원(보증금 2억원)씩을 받고 있다. 건물 구입 자금은 자녀들이 모두 분가한 이후 살고 있던 아파트(8억원)를 팔고 나머지는 은행 대출(2억원)을 받아 마련했다.

파주 운정공인 관계자는 “운정신도시는 약 4만 6000가구 규모인 1·2지구가 입주를 마쳐 풍부한 배후 수요를 바탕으로 한 상가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GTX 파주 연장까지 결정돼 앞으로 투자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분기 이후 서울지역 중소형 빌딩 거래에서 50억원 이하 꼬마빌딩 매매가 차지하는 비중 변화. [자료=리얼티코리아·단위=%]
30~40대 고소득층은 ‘뜨는 지역’ 선점

그동안 주식이나 펀드 등 금융상품으로 재테크를 해오던 30~40대 고소득 전문직도 빌딩 투자 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들은 충분한 고정 수입을 바탕으로 단기간에 수입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소위 ‘뜨는 지역’을 선점, 노후를 위한 자산 증식과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40대 후반의 전문직 종사자 박모씨는 2013년 12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 인근에 있는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112.2㎡(대지 99㎡) 규모 단독주택을 11억원에 샀다. 매입 비용은 본인 자금 7억원에 4억원은 은행에서 대출받아 마련했다. 서울숲 일대는 2012년 하반기 분당선이 개통된 이후 방문자가 크게 늘고 상권도 활성화되고 있다. 현재 이 단독주택의 시세는 3년도 안돼 5억원이 껑충 뛰어 16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시세 차익에 따른 투자수익률이 연 20%를 넘는다.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 가수 예성(32)도 2013년 4월 마포구 상수동의 단독주택을 9억 9000만원에 매입한 뒤 재건축을 통해 1년여만에 19억 3000만원에 되팔아 두 배에 가까운 시세 차익을 얻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건물을 매입해 안정적 수익을 얻는 것이 목적이라면 강남·명동 등 핵심 상권보다 오히려 강북이나 수도권이 더 적합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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