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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은 5대 사정기관 중 경제 관련 핵심 기관이다. 공정위가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는 `시장의 파수꾼`이라면 국세청은 `세정역꾼`으로서 공평한 세정을 확립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양 기관의 수장에 서울대 경제학과 81학번 동기가 자리잡고 있다.
다른 길 걸었던 두 수장..외압 흔들리지 않아
두 사람은 다른 길을 걸었다. 김 위원장이 서울대에서 경제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은 뒤 참여연대와 경제개혁연대 등에서 활동하다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된 반면, 한 청장은 행시 33회로 공직자 생활을 걸으며 줄곧 `늘공(늘 공무원)`이었다. 김 위원장이 비주류인 `마르크스 경제학 대부` 고(故) 김수행 서울대 교수 등으로부터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스승인 조순, 정운찬 교수에 매료돼 `현실 참여 지식인`을 택했던 점도 차이가 있다.
경쟁자이자 동반자인 서울대 경제학과 81학번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28회),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30회),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31회), 장덕진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장(31회)도 서울대 경제학과 81학번 출신의 `늘공`으로 한국 경제를 이끌 중책을 맡고 있다. 김용범 부위원장은 합리적인 리더십과 함께 페이스북 팔로어만 수천 명일 정도로 소통에도 능하다는 평가다.
81학번은 졸업정원제를 처음 적용했던 시대다. 본고사 폐지와 졸업정원제라는 갑작스러운 입시제도 변경으로 서울대에서 처음으로 미달사태가 발생했던 학번이기도 하다. 반면 82학번은 1,2,3지망제를 도입하면서 졸업정원의 130%를 뽑기도 했다. 후배들한테도 쪽수로도 밀렸던 게 사실이다. 서울대 경제학과 82학번만 해도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강석훈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서영경 전 한은 부총재보 등 쟁쟁한 인물이 많다.
서울대 경제학과의 한 후배는 “82학번들이 워낙 인원도 많고 주류에 섰던 인물들이 많아 81학번들이 상대적으로 세속적으로 알려진 분이 적었지만, 김상조 위원장이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