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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한국을 방문할 때 비무장지대(DMZ)는 가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2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험프리 미군기지를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DMZ와 캠프 험프리) 둘 다를 방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은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남북을 가르는 DMZ는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조지 W.부시, 버락 오바마 등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방문했던 장소다. DMZ에서 대형 쌍안경으로 북한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북한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강경한 발언도 많이 나왔다. DMZ를 방문했던 클린턴 전 대통령은 “만약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그것은 북한의 종말을 의미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DMZ를 방문할 경우 북한을 지나치게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호전적인 발언이 북한과의 긴장 관계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린 상황에서 DMZ를 방문할 경우, 이는 매우 도발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며 초강경 발언을 내놓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무장지대인 DMZ를 찾는 것 자체가 북한의 도발을 야기할 수 있는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도 “트럼프 행정부는 DMZ 방문이 북한과의 긴장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게 한국 정부와 국무부의 입장”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DMZ에 방문하는 걸 두고 내부에서 입장이 갈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국회에서 연설하는 것과 관련해 “유일무이하고 아주 특별한 방문”이라고 강조하면서 “(양국의) 지속적인 동맹관계와 우정을 축하하고,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에 국제사회의 동참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