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개승인 '누네스 메모' 뭐길래..美정치권 '술렁'

'FBI 편향수사' 내용 담겨..공화당 주도로 공개
민주당·FBI 강력 반발..공화당 내부에서도 파장
  • 등록 2018-02-03 오전 7:02:30

    수정 2018-02-03 오전 7:02:30

사진=AP/뉴시스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 하원이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을 둘러싼 연방수사국(FBI)의 수사 편향성을 비판한 이른바 ‘누네스 메모’를 공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 문건의 공개를 승인했다. 이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턱밑까지 겨눈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에 반격을 가한다는 의미여서 특검 수사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민주당이 이 문건 공개에 강력 반발하는 데다, 공화당 일각에서도 후폭풍이 일고 있어 향후 정치권에 작지 않은 파문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누네스 메모’는 공화당 소속으로 트럼프 정권인수팀에도 참여한 데빈 누네스 하원 정보위원장이 작성한 4쪽짜리 문건으로, FBI가 트럼프 선거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을 편파 수사했다고 비판한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FBI와 법무부가 해외정보감시법(FISA)에 따라 트럼프 캠프의 외교고문을 맡았던 카터 페이지에 대한 감시 영장을 신청하면서 힐러리 클린턴 대선후보 측이 자금을 댄 영국 첩보원 크리스토퍼 스틸이 작성한 보고서에서 나온 정보 일부를 사용했다는 내용도 있다. 또 FBI와 법무부 내 반(反) 트럼프 정서를 보여주는 기밀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스틸이 법무부 관리에게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낙선에 필사적이다. 그가 대통령이 당선되지 못하도록 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진술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원 정보위는 민주당의 반대에도, 공화당 주도로 표결을 통해 이 메모 공개를 결정했다.

FBI가 클린턴 캠프 측의 잘못된 자료를 근거로 내통 수사가 진행됐고, 지금의 특검수사까지 이어졌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하는 내용인 셈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건 내용에 대해 “끔찍하다. 이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이 수치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사람이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누네스 위원장도 성명을 내어 “이 메모는 특검수사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반면 민주당은 문건 내용이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물타기 시도”라는 것이다. 하원 법사위 민주당 의원들은 성명에서 “하원 공화당 의원들은 법무부와 FBI의 신뢰성에 상처를 내며 외부의 적(러시아)이 대선에 개입하려는 사실을 묻으려 하고 있다”며 “특검의 수사를 방해하려는 사법 방해 노력의 공범자들”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FBI 직원 연합도 성명을 통해 “FBI의 구성원들은 이 나라와 헌법에 대한 헌신을 바탕으로 테러리스트들 및 범죄자들과 싸움을 벌이느라 매일 사선에 놓여있다”며 “당파적 정쟁이 우리의 숭고한 헌신을 훼손하는 일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지적했다.

문건 공개의 여파는 공화당에까지 미쳤다.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은 “국민이 선출해준 대통령과 의원들은 구부러진 렌즈로 특검수사를 바라봐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뮬러 특검을 임명하고 백악관과 사전 상의 없이 특검수사를 전격 결정한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의 경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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