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꾀 밝은 엘리엇

'현대차 가속화 제안' 성동격서 전략
3년전 삼성물산 합병때 헛발질 '학습'
계열사 아닌 현대차그룹 압박 나서
  • 등록 2018-04-25 오전 5:00:00

    수정 2018-04-25 오전 5:00:00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회장 폴 싱어)이 현대자동차그룹(회장 정몽구)에 ‘현대 가속화 제안(Accelerate Hyundai Proposals)’을 내놓은 다음날인 24일 한국 증시에서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시장의 움직임 만으로도 엘리엇의 의도는 명확해진다.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를 집요하게 공격한 후 주가를 끌어올려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당초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합병을 통한 지주회사 출범을 예상하고 관련 주식을 매집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8일 모듈과 A/S 부품 사업부문을 떼어낸 현대모비스를 그룹의 최상위 지배회사로 두는 출자구조 재편안을 발표했다. 예상과 다른 발표가 나오자 엘리엇은 ‘현대차와 모비스 합병’ 카드를 통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엘리엇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물산의 3대주주로서 양사 합병을 적극적으로 반대했던 펀드다. 당시 한국기업의 특성과 그룹 지배체제에 대해 깊이 들여다볼 기회를 가졌던 엘리엇은 고도의 지능적인 플레이로 무장해 이번에는 현대차그룹 핵심 3사인 현대차, 기아차, 모비스의 주식을 동시에 매입한후 그룹 전체를 압박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잔꾀에 능한 엘리엇의 행태가 그대로 드러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주가에 불리한 구조라고 보고 자신들의 뜻대로 수정해 달라고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주주총회가 열리는 다음달 29일까지 현대차그룹에 대한 공세를 계속하며 외국인 투자가와 소액주주들을 결집하는 시도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엘리엇의 시도는 다른 주주들의 동조를 이끌어낼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승산은 크지 않지만, 잃을 게 없는 게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문제를 이슈화한 것만으로도 보유 주식 가치가 상승했고, 현대차그룹이 만약 배당 확대를 결정하면 추가적인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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