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엇이 노 의원을 죽음으로 몰아갔나

  • 등록 2018-07-24 오전 6:00:00

    수정 2018-07-24 오전 11:11:25

(사진=연합뉴스)
우리 진보정치 진영의 간판스타였던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어제 투신자살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은 충격적이다. 이런 극단적인 선택의 동기가 이른바 드루킹 댓글사건에 연관됐다는 자책감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만 해도 교섭단체 특별활동비를 반납하면서까지 국회 개혁을 주장하던 입장에서 드루킹 김동원 측으로부터 받은 정치자금과 관련해 주변 사람들로부터 눈총을 받게 된 처지가 차마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었을 것이라 짐작된다. 그는 마지막 남긴 유서에서도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문제는 정치인들에게 접근하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순수성을 앞세우기 마련이라는 점이다. 봉투를 전달하면서도 진짜 의도는 감추는 게 보통이다. 노 의원도 고교 동창인 어느 변호사를 통해 500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황이다. 후원금의 순수성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그 돈이 드루킹 측으로부터 나왔다는 사실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드루킹 측이 정치인들에게 두루 접촉하던 상황이라는 점에서 그가 왜 좀 더 신경을 쓰지 못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남는다.

이번 사건으로 허익범 특검팀의 드루킹 수사가 행여 차질을 빚지 않을까 지레 염려된다. 노 의원의 타계로 인해 사회적 파장이 일어난 만큼 당분간은 수사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의자가 누구든 간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밝혀내는 것이 특검팀에 맡겨진 무거운 책임이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혐의가 없는 사람에 대해서는 명예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정치인들이 후원금을 받는 관행에 대해서도 새로운 반성의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 상대방이 봉투를 내밀면 일단 받고 보는 것이 정치인들의 일반적인 생리다. 돈을 건넨 의도에 대해서는 그다음 문제다. 결국 그러한 관행이 특정 기업과의 유착으로 이어지거나 심지어 조직폭력배들과의 배후 관계를 의심받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국회의원들이 기본 세비에 자녀 학자금, 자동차 운영비, 출장비까지 받으면서 너무 돈을 밝힌다는 얘기를 들을 만도 하다. 국회 개혁에 앞장섰던 노 의원의 타계 소식이 새삼 아쉬워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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