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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우리나라 기업들은 중국을 등지고 있다. 미국과 베트남 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 추이를 분석한 결과, 해외투자금의 대(對)중국 투자액 비중이 지난 2005년에 39.4%에서 지난해 6.8%까지 떨어졌다.
해외직접투자는 해외 기업의 10% 이상의 지분을 투자하거나 해외사업을 위해 현지에 지점이나 공장을 설치하기 위해 투자한 금액을 말한다.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하는 돈을 크게 줄였다는 뜻이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에 대한 직접 투자금 비중은 17.2%에서 35%로 상승했다. 미국에 대한 직접 투자 규모가 가장 많다.
하지만 2005년 56.5%에 달하던 제조업 투자비중은 지난해 18%까지 떨어졌다. 제조업이 줄어들고 금융·보험업 투자(31.2%) 비중이 확대됐다.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M&A형 투자도 47.1%까지 급상했다.
제조업 투자는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겨가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국 제조업 투자의 절반 가량은 차지하던 중국 투자 비중은 지난해 27.6%까지 떨어졌고, 90년대 3.7%에 불과하던 베트남 투자 비중은 17.7%까지 올라왔다. 중국을 턱밑에서 위협하는 수준이다.
중소 제조업체의 경우는 이미 베트남이 대세가 됐다. 제조업 분야 중소기업의 베트남 투자금은 지난해 7억2000만달러로, 중국(4억3000만달러)보다 1.7배 많았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중국의 외국투자기업 우대 축소와 노동비용 상승 등으로 중국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고, 대신 베트남 같은 신흥국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글로벌 경기 변도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생산기지 다변화 전략을 추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