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3.24% 급락한 122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일 시장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내놓고 3.8% 급락한 데 이어 이틀째 급락세다. 주가는 지난해 9월초 수준으로 주저 앉았다. 지난달 7일 스마트폰 실적 둔화 가능성을 제기한 JP모건 보고서가 나온 뒤 딱 한달 동안 무려 20% 급락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87만 원에서 177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두 회사의 사업모델과 전략은 분명히 다르지만 최근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투자자들은 삼성에서 애플의 그림자를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목표주가를 낮춘 국내 증권사들 대부분은 JP모건을 따라 묵묵히 실적 추정치를 내리고 더 이상의 언급은 삼간 것과는 달랐다.
하지만 애플은 동일시되던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뒤 혁신성이 떨어지며 다소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 줬다. 특히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5는 “혁신적이지 않다”는 혹평과 함께 당일 주가도 급락했다. 올 1분기에는 순이익이 전년보다 20% 가량 줄어 들면서 700달러를 넘던 주가가 근 반토막이 났고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전에는 생각지도 않던 대규모 주가 부양책까지 내놨다.
삼성전자의 이번 2분기 실적은 특히 중요했다. 1분기 애플의 이익이 줄어든 반면 삼성전자는 성장세를 지속했기 때문에 애플을 제치고 1등 업체로 각인될 기회였다. 특히 지난 4월 출시된 갤럭시S4는 아이폰을 확연히 꺾을 야심작으로 평가됐다. 결과적으로 애플과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하게 됐고, 애플의 그림자도 드리워질 수 밖에 없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짧은 시간 내 급락하면서 주당순이익배율(PER)과 주당순자산배율(PBR)이 최근 몇년간 경험해 보지 못한 낮은 수준에 진입했을 정도로 충분히 싸다”며 그러나 “향후 삼성이 시장에 어떤 메시지를 던져주고, 이를 어떻게 설득시키는 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실제로 애플과는 실적의 궤적이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