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공제회, 사업 운용 능력 '도마 위'

부동산PF 등 원금·수익금 회수 지연
전문가 영입·시스템 재정립 필요
  • 등록 2014-10-23 오전 6:00:00

    수정 2014-10-23 오전 9:22:25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군인공제회가 지난 2002년부터 올해까지 12년간 투자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미회수 금액규모가 2조 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투자규모와 투자처 등이 베일에 가려져 있어 추측만 난무했던 군인공제회의 투자성과가 드러나자 사업부실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 피해가 공제 가입자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2002년 이후 12년간 76곳의 부동산PF사업에 총 5조 5000억원을 투자해 35개 사업의 3조 2000억원만 회수하고 나머지 22개 사업 2조 3000억원은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22개 사업 가운데 경기도 용인 왕산지구 사업과 경남 김해 복합단지 사업, 강원도 용평 가든하우스 사업 등 6개 사업은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 용평 가든하우스 사업은 지난 2003년 10월에 투자해 11년이 지났지만, 투자금은커녕 수익금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경기 성남 신흥동 복합단지 개발사업장은 지난 2005년 3791억원을 투자했지만, 지금까지 원금 385억원, 이자 20억원을 회수하는 데 그쳤다. 성남시가 도시개발사업 시행자 지정 신청을 거부했는데도 공제회가 계속 매달렸기 때문이다.

나머지 16개 사업장도 투자금 회수가 지연되고 있으며 2006년 용인 왕산지구에 투자한 3000억원과 부산 해운대 관광리조트 등 4개 사업은 사실상 투자금회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부산 해운대 관광리조트 사업은 지난 2007년 2월 참여해 3443억원을 투자했으나 원금 97억원, 이자 11억 3000만원 등 108억원을 회수하는 데 그쳤다.

군인공제회는 “해운대 사업장은 시행사가 제출한 대여 원리금 상환 계획서를 확인한 뒤 관계사와 협의한 후 투자금 회수를 추진하겠다”고 해명했지만 미수채권 3346억원에 미수이자 597억원 등이 남았고 394억원은 손실로 처리해 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사업자인 엘시티PFV는 부산 해운대구 일대에 랜드마크타워 101층 1개 동, 주거 타워 85층 2개 동을 짓고 호텔과 아파트 분양 등으로 사업비를 회수할 계획이지만 지난 4월 만기가 도래한 군인공제회의 투자금을 상환하지 못했다. 브리지론으로 들어간 자금이 8년째 묶여 있는 데다 사업자가 설계비도 지급하지 못해 소송 중이지만 공제회는 6개월이 지나도록 처리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군인공제회가 직접 뛰어들어 시행하고 있는 부동산PF사업장 9개 가운데 경기도 오산 오산동아파트와 경기 김포 사우동 아파트, 충남 아산 용아산모종동 아파트 등 3개 사업 역시 착수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인허가 차질 등으로 투자원금과 수익금 회수가 답보상태에 있다. 3개 사업장의 미회수 금액만 2926억원에 이른다. 대체투자사업도 122개 분야에 2조 8000억원을 투자했지만, 이 역시 원금 회수가 쉽지 않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10%대에 육박하는 금융비용을 물어야 하는 사업장이 10년 가까이 수익금조차도 거둬들이지 못했다면 사업성은커녕 원금회수에도 꽤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시간을 더 준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제회 투자사업이 부실해지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가입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어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군인공제회 회원들의 적립금 지급률은 지난 2009년 7.0%에서 2013년 4월 5.4%까지 떨어졌다.

연기금 한 전문가는 “전문인력 보강과 투명한 회계처리, 투자선정에 대한 기준 보강과 위원회 설치, 그에 따른 시스템 개선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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