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쏟아냈나…임대수익으로 대출이자도 못갚는 마곡지구 오피스텔

임대수익률 연 4% 밑돌아
올 상반기 입주물량 3377가구
서울 전체 44% 마곡지구에 쏠려
절세 위한 임대업자 등록도 늘어
임대료 상승률 연 5% 이내로 묶여
  • 등록 2017-07-19 오전 5:30:00

    수정 2017-07-19 오전 5:30:00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그야말로 세입자의 간택을 기다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부분 임대사업자 등록을 해 한번 임대료가 정해지면 4년 동안 임대료 상승폭이 제한되기 때문에 초기 임대료를 높게 잡는 게 좋지만 지금이야 세입자를 구하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지요.”(서울 마곡동 P공인 관계자)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오피스텔 임대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오피스텔 분양 관계자들은 LG·코오롱·롯데 등 주요 기업들이 올해 말부터 입주를 시작하면 임대료 역시 회복할 것이라며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단기간 마곡지구 오피스텔 임대료가 오르기는 어렵다는 데 무게를 둔다. 입주를 끝낸 대다수 오피스텔 주인들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임대료를 연 5% 이상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임대수익률 4% 밑으로 ‘뚝’

업계에 따르면 입주 1년을 맞은 강서구 마곡동 ‘뉴한양마곡시티 오피스텔’ 임대료는 1년 전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입주 시점만 하더라도 전용면적 22㎡의 경우 임대료가 보증금 500만원과 월세 48만원에 형성됐으나 요즘은 보증금 500만원·월세 43만원까지 내려갔다. 전셋값도 입주 초기 1억 5000만원을 호가했으나 지금은 1억 1000만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수요에 비해 오피스텔 공급이 최근 몇년 새 집중되면서 세입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며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오피스텔 주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임대료를 내려 재계약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마곡지구가 속한 마곡동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2014년 122실에서 2015년 3107실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7238실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입주 물량만 해도 3377실로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입주물량(7674실)의 44%에 이른다.

입주 물량이 늘면서 임대수익률은 4% 밑으로 내려갔다. 마곡동의 임대수익률은 지난 2월 3.93%을 기록하며 4%선이 붕괴됐다. 지난 6월 기준 마곡동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3.91%이다. 서울시(4.89%)는 물론 강서구(4.76%)와 비교해도 한참 떨어지는 수익률이다.

시장에서는 보통 임대수익률 4~5%를 오피스텔 투자의 마지노선으로 본다. 대출금리 등을 고려하면 그나마 ‘남는 장사’가 되기 위한 최저수익률이다. 그러나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입주한 마곡동 ‘마곡나루역 보타닉 푸르지오시티’ 오피스텔의 대출금리는 3.36~4.98%(5년 이상 원리금분할상환 조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대출금리가 임대수익률을 역전한 셈이다.

대부분 임대사업자 등록…4년간 임대료 상승률 제한

마곡지구 조성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향후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많지 않다. 올 하반기에 772실이 입주 예정이다. 오는 10월부터는 LG사이언스파크를 시작으로 기업들의 입주가 본격화한다. 이에 따라 먹구름이 낀 마곡지구 오피스텔 임대시장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단기간에 임대료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마곡지구보다 앞서 2013년부터 오피스텔 입주가 본격화된 송파구 문정지구의 경우 지난 3월 서울 동부지검·지법이 이전해 업무를 시작하면서 오피스텔 임대료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당장 수익률 반등 여부는 불투명하다. 총 3636실로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큰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 오피스텔 전용 48㎡형은 매매가격이 3억 7000만원이지만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월세 105만원 선이다. 연간 수익률이 3.50%에 불과하다.

설사 수요가 살아난다고 하더라도 장기간 임대료 상승폭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마곡지구 내 오피스텔 소유자가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 등을 받기 위해 대부분 분양 당시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을 했기 때문이다.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최소 4년(단기 임대), 최장 8년(준공공임대)까지 의무적으로 임대해야 하고, 임대료 역시 연 5% 이내에서만 올릴 수 있다. 기준점이 되는 최초 임대료가 낮은 상황에서 임대료 상승폭이 제한되는 셈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마곡지구 오피스텔 분양가 자체가 높았기 때문에 이를 만회할 수준으로 임대료가 상승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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