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오피스텔 임대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오피스텔 분양 관계자들은 LG·코오롱·롯데 등 주요 기업들이 올해 말부터 입주를 시작하면 임대료 역시 회복할 것이라며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단기간 마곡지구 오피스텔 임대료가 오르기는 어렵다는 데 무게를 둔다. 입주를 끝낸 대다수 오피스텔 주인들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임대료를 연 5% 이상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임대수익률 4% 밑으로 ‘뚝’
업계에 따르면 입주 1년을 맞은 강서구 마곡동 ‘뉴한양마곡시티 오피스텔’ 임대료는 1년 전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입주 시점만 하더라도 전용면적 22㎡의 경우 임대료가 보증금 500만원과 월세 48만원에 형성됐으나 요즘은 보증금 500만원·월세 43만원까지 내려갔다. 전셋값도 입주 초기 1억 5000만원을 호가했으나 지금은 1억 1000만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수요에 비해 오피스텔 공급이 최근 몇년 새 집중되면서 세입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며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오피스텔 주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임대료를 내려 재계약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입주 물량이 늘면서 임대수익률은 4% 밑으로 내려갔다. 마곡동의 임대수익률은 지난 2월 3.93%을 기록하며 4%선이 붕괴됐다. 지난 6월 기준 마곡동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3.91%이다. 서울시(4.89%)는 물론 강서구(4.76%)와 비교해도 한참 떨어지는 수익률이다.
시장에서는 보통 임대수익률 4~5%를 오피스텔 투자의 마지노선으로 본다. 대출금리 등을 고려하면 그나마 ‘남는 장사’가 되기 위한 최저수익률이다. 그러나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입주한 마곡동 ‘마곡나루역 보타닉 푸르지오시티’ 오피스텔의 대출금리는 3.36~4.98%(5년 이상 원리금분할상환 조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대출금리가 임대수익률을 역전한 셈이다.
대부분 임대사업자 등록…4년간 임대료 상승률 제한
마곡지구 조성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향후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많지 않다. 올 하반기에 772실이 입주 예정이다. 오는 10월부터는 LG사이언스파크를 시작으로 기업들의 입주가 본격화한다. 이에 따라 먹구름이 낀 마곡지구 오피스텔 임대시장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단기간에 임대료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마곡지구보다 앞서 2013년부터 오피스텔 입주가 본격화된 송파구 문정지구의 경우 지난 3월 서울 동부지검·지법이 이전해 업무를 시작하면서 오피스텔 임대료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당장 수익률 반등 여부는 불투명하다. 총 3636실로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큰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 오피스텔 전용 48㎡형은 매매가격이 3억 7000만원이지만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월세 105만원 선이다. 연간 수익률이 3.50%에 불과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마곡지구 오피스텔 분양가 자체가 높았기 때문에 이를 만회할 수준으로 임대료가 상승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