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배정…GM 바라의 선택만 남았다

韓 철수냐 잔류냐…운명의 한 주
韓 자금지원, 노조 고통분담 전제
신차배정 불발땐…철수 굳혀질 듯
내달 만기 1.7조 채권회수 불씨도
산은, 이번주 한국 GM 실사 착수
  • 등록 2018-02-26 오전 5:05:00

    수정 2018-02-26 오전 5:05:00

[이데일리 이서윤 기자]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 철수 또는 잔류는 결국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의 판단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으로부터 방한 결과를 보고받은 바라 CEO는 다음달 초에 단행할 글로벌 신차 배정 방향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엥글 사장은 지난 20일 한국 국회를 방문해 신차 2종 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이는 한국 정부의 자금지원과 한국GM 노조의 고통분담을 전제로 한다. 경우에 따라선 신차를 배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 경우 한국GM은 경영정상화 기회를 잃게 돼 사실상 GM의 한국 철수가 기정사실화되는 셈이다.

GM이 제시한 2월 말 ‘데드라인’이 다가오는 가운데 한국 정부의 지원 의지와 한국GM 노조의 양보 여부가 바라 CEO의 결심을 판가름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지원·노조 양보가 관건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에 배정될 가능성이 있는 신차로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이 거론된다. 쉐보레 트래버스, 뷰익 인클레이브 등은 단가가 높아 이윤이 많이 남는 CUV로 꼽힌다.

차세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배치될 가능성도 있다. 프로젝트명 ‘9BUX’인 이 모델은 트랙스의 후속으로 한국GM이 2015년부터 개발을 총괄해왔다.

한국GM은 경쟁력있는 신차를 배정받아 경영정상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지만, GM은 한국 정부의 지원과 한국GM 노조의 양보가 우선돼야 신차를 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정부는 지난 22일 엥글 사장과의 면담에서 △경영정상화를 위한 책임있는 대주주의 역할 △주주-채권자-노조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마련이라는 3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이를 충족해야만 지원을 결정할 수 있다는 뜻이어서 GM의 대응이 주목된다.

산업은행은 26일께 한국GM 처리방향에 대응할 조직을 기존 투자관리실 한개 팀에서 태스크포스(TF)로 확대 개편해 가동한다. 이와 함께 산은은 이르면 이번주 후반부터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한국GM의 현 상황을 정밀진단할 실사에 착수한다.

노사관계도 풀어야 할 문제다. 한국GM의 제조경쟁력 개선 방안에 따르면 회사는 기본급 부문에서 임금인상 동결과 일부 정기승급 시행 유보를 검토 중이다. 그러나 노조는 이같은 방안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GM이 정부와 노조로부터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면 GM은 결국 한국GM 채권 회수를 시작으로 한국 철수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7천억 채권 회수 보류했지만 불씨 남아

GM의 한국 철수 가능성과 관련해 가장 주목되는 것은 1조7000억원에 달하는 한국GM의 채무다. 앞으로 한 달 남짓이면 한국GM이 GM으로부터 빌린 돈을 갚아야 하는 시기가 줄줄이 도래한다.

앞서 지난 23일 한국GM 부평공장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GM은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7000억원 규모의 채권 회수를 보류하기로 했다.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정부의 경영실사가 끝날 때까지 보류하기로 했을 뿐 GM은 채권 만기 연장에 대한 확답하지 않았다. 한국 철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2016년 말 기준 감사보고서 상 한국GM의 총 차입금은 2조9700억원 정도다. 지난해 말 이미 1조1300억원의 만기가 돌아왔으나, GM은 이 가운데 4000억원 정도를 회수하고 7000억원에 대한 만기를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이 7000억원에 대한 회수를 이날 이사회에서 보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 만기 도래하는 채권이 더 있다는 점이다. 당장 4월 1일부터 8일까지 9880억원 규모 채권의 만기가 도래한다. 최소 1조7000억원에 이르는 채무를 갚아야 하는 셈이다. 2017년 감사보고서가 나오면 채무 규모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특히 GM이 실사가 끝날 때까지 채권 회수를 보류하기로 했다는 점은 실사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회수에 나서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이런 이유에서 한국GM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은 GM이 ‘만기 연장’을 확약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GM 측은 별다른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 이사회에서 GM이 채권 만기 연장을 확답하지 않은 만큼 불씨는 남아 있는 셈”이라며 “차입금의 만기 연장이 이뤄지려면 한국GM은 다시 이사회를 개최해 의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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