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유한·동아 등 원료약 자회사 실적 감소…이유는

경보제약·에스티팜·종근당바이오 수익성 악화
유한화학·한미정밀화학 '적자전환'
주력 품목 'C형간염 치료제' 높은 완치율에 성장 한계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새 먹거리 찾는 원료약 회사들
  • 등록 2018-08-16 오전 5:16:54

    수정 2018-08-16 오전 5:16:54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운영하는 원료의약품 자회사들이 올 상반기 일제히 실적 하락세를 보였다. 이들 원료의약품 자회사는 최근 발암물질 고혈압약 사태를 비롯해 인도·중국산 저가 원료의약품 공세로 품질관리 및 경쟁력 강화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적마저 하락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다만 올 하반기에는 신사업 추진 등으로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종근당홀딩스(001630)의 자회사 경보제약(214390)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보다 13.6%와 2.8% 감소한 100억원과 79억원이었다. 종근당홀딩스의 또 다른 자회사 종근당바이오(063160)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 24억원, 순이익 38억원으로 각각 42.1%, 16.4% 떨어졌다. 경보제약은 합성의약품 원료를, 종근당바이오는 발효기반 원료를 각각 생산한다.

유한양행(000100)의 자회사 유한화학은 올 상반기 매출액이 79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 감소했다. 특히 71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전년 동기 78억원의 영업이익과 비교해 적자로 돌아섰다. 순이익 역시 43억원 흑자에서 97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의 자회사 에스티팜(237690) 역시 올 상반기 매출이 38.7% 감소한 641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이익은 86.3% 감소한 51억원, 순이익은 80.4% 감소한 57억원에 그쳤다. 한미약품(128940) 계열사 한미정밀화학도 실적이 저조했다. 한미정밀화학의 올 상반기 매출은 407억원으로 전년대비 13%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30억원, 순손실 34억원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이들 기업의 실적 악화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사업 특성상 환율 등 글로벌 환경 변화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9월 28일 1149원까지 올랐지만(원화가치 하락)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올 4월 2일 1054.5원까지 떨어졌다. 한 원료의약품 업체 관계자는 “원료의약품 업체들은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하락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수주 물량 등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올 상반기 환율 변동이 실적 악화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원료의약품에 필요한 중간체·조성물 등은 중국산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중국의 화학산업부문 관리감독 강화로 단가가 높아지는 점도 실적 악화 요인으로 꼽혔다.

수출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타격을 입는 경우도 나타났다. ‘C형간염 치료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에스티팜과 유한화학의 경우 지난해 전체 매출 중 C형간염 치료제 원료의 매출 비중이 각각 80%와 40% 가량을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C형간염 완치율이 90%를 넘어서고 관련 환자도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 실제로 C형간염 치료제 ‘소발디’와 ‘하보니’ 등을 판매하는 미국 길리어드의 경우 올 1분기 C형간염 치료제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약 60% 감소한 10억달러에 머물렀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원료의약품 업체들은 C형간염 치료제 등 레드오션에서 벗어나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는 원료의약품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이들 업체가 준비해온 신사업 성과가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환율 등 수출 여건도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에스티팜은 기존 합성의약품의 장점은 살리면서 항체의약품의 단점은 극복한 것으로 평가받는 ‘올리고핵산치료제’를 새로운 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이에 대한 신약 개발 임상이 2014년 80건에서 2016년 632건, 지난해 상반기 800건 이상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관련 시장은 연간 2조 5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미 에스티팜은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에 대한 생산체계를 구축, 오는 10월부터 경기 안산시 반월공장에서 양산에 착수한다. 유한화학의 경우 올 상반기 실적에 지난 2016년 경기 화성시에 완공한 제2공장 감가상각비·관리비 등을 반영한 만큼 올 하반기에는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한미정밀화학은 수익성이 높은 품목 위주로 제품 구성에 변화를 줄 계획이다. 또 현재 한미정밀화학이 유럽 다음으로 많이 수출하는 일본 시장도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 복제약(제네릭)이 차지하는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최근 중국산 고혈압약 원료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면서 일본 등지에서 인도·중국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품질이 우수한 국산 원료가 재조명을 받는 상황”이라며 “원·달러 환율도 올 하반기 들어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원료의약품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청남도 아산 경보제약(사진=경보제약)
경기도 안산 에스티팜 반월공장(사진=에스티팜)
경기도 안산 유한화학(사진=유한화학)
경기도 시화공단 에스티팜 시화공장(사진=에스티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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