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이어 美·대만 “이민 오라”…홍콩 국보법에 기업도 시민도 떠나나

차이잉원 "대만, 홍콩인 이민 지원 서비스 진행"
美의회, 홍콩 난민법 발의…영국, 이민법 개정
기업들 脫홍콩 가속화 전망…美, 은행 제재도
  • 등록 2020-07-03 오전 12:00:00

    수정 2020-07-03 오전 12:00:00

홍콩 경찰이 1일 주권 반환 23주년을 맞아 거리로 나선 홍콩 국가보안법 항의 시위대에 물대포를 발사하며 해산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정부의 주도로 홍콩 국가보안법이 제정되면서 홍콩에 있는 외국계 기업들은 물론 시민들의 홍콩 탈출 행렬이 예고되고 있다.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홍콩 국보법은 경찰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부여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전날 집권당인 민진당 중앙상무위원회에서 예고했던 홍콩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방안 중의 하나인 ‘대만홍콩서비스교류판공실’이 문을 열었다면서 “앞으로 홍콩인에 대한 지원 업무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이베이(臺北)에 개소한 대만홍콩서비스교류판공실은 대만에 이주하고자 하는 홍콩인들에게 취학, 취업, 이민, 투자 등 문제와 관련해 원스톱 상담·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홍콩을 통치했던 영국은 물론 미국, 호주 등 서방국가도 홍콩 시민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미국 의회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홍콩 난민법’을 초당적으로 발의했고, 영국 정부는 1일(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홍콩에 ‘1국가 2체제’를 적용하기로한 ‘영·중 공동선언’을 위반했다며 이민법을 개정, 홍콩인들이 영국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는 길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홍콩인들의 이민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지난 5월말 양회에서 홍콩 국보법 초안을 통과시킨 뒤부터 홍콩에선 이민 문의 전화가 급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올해 1~4월 대만에 거주사증을 신청한 홍콩인들은 약 2400명으로 전년 동기(948명)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의 홍콩 지위도 위태로워진 만큼 해외로 자산을 옮기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SCMP는 1000만홍콩달러(약 16억원) 이상 자산을 가진 홍콩 부호들이 영국 런던, 싱가포르, 대만, 포르투갈 등으로 자산을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들의 이탈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이 홍콩 특별지위를 박탈한 데 이어 계속 홍콩에 대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미국 하원은 홍콩의 민주주의 탄압에 관여한 중국 당국자들과 거래한 은행들을 제재하는 내용의 법안을 1일(현지시간) 만장 일치로 통과시켰다. 미국은 추가로 홍콩의 자치권과 자유를 탄압하는 데 관여한 기업, 금융기관에 대해 미국 내 자산 동결 등 조치를 꺼낼 수도 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1일 한 인터뷰에서 “홍콩에 아시아 본부를 둔 기업들은 홍콩과 중국 본토의 관계를 규정하는 새로운 규칙 시행에 따라 이전처럼 홍콩이 본부를 두기에 알맞은 곳일지 재고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홍콩 특별지위 박탈에 따라 글로벌 기업과 금융자본이 대거 홍콩에서 빠져나가는 ‘헥시트(Hexit; Hong Kong+Exit)’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콩은 1조 달러 규모의 투자자금이 모여 있는 국제 금융의 허브다. 미국이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취소하면 중국기업들이 홍콩을 통해 투자자금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줄어든다. 미국과 홍콩 사이의 인적 교류 제한도 금융허브로서 홍콩이 갖고 있던 매력을 반감시킬 수밖에 없다.

홍콩 국보법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행정장관의 승인을 받은 후 법원의 수색영장 발부 없이도 건물, 차량, 선박, 항공기, 전자제품 등을 수색할 수 있고, 언론사, 포털 등이 제공하는 기사나 정보에 대해 삭제를 요구할 수 있다.

미국 상공회의소가 최근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홍콩에 있는 1300여개 미국 기업들 가운데 80%는 홍콩 국보법이 ‘기본적인 시민 자유’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해 우려된다고 답했다. 실제 홍콩 국보법이 시행되자 마자 370여명이 체포됐고 이중 10명이 국보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로버트 콥 지오이코노믹 창업자는 “홍콩은 중국의 다른 도시와 같아질 것”이라며 “금융이나 의약품 등 데이터가 중요한 기업 상당수는 중국의 국보법 위협이 없는 싱가포르 같은 대체지로 이동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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