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절대평가 전환...대학·학생 모두 ‘깜깜이 입시’ 우려

수능 변별력 상실...1등급 받아도 ‘합격 보장’ 어려워
대학 수능 외 학생부·면접 강화할 듯...학생 부담 상승
내신 약한 학생 뒤늦게 공부해도 ‘패자부활’ 기회 상실
  • 등록 2017-06-11 오전 7:00:00

    수정 2017-06-11 오전 9:26:37

서울 중구 이화여고 3학년 학생들이 2017학년도 수능 성적표를 받고 시험 성적을 확인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수능 절대평가 전환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능 변별력 상실로 대학·학생 모두 ‘깜깜이 입시’가 될 것이란 점에서다. 특히 수능성적의 변별력 붕괴로 학생부전형의 비중이 비대하게 커지면서 내신이 약한 수험생들에겐 ‘패자부활전’의 기회도 사라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절대평가 전환 시 1등급 3배~10배 증가

김현 경희대 입학처장은 “수능이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1등급 인원이 최대 10배까지 늘어나는데 이 경우 수능 100%로 선발하는 정시모집은 운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능 절대평가는 상대평가와 달리 경쟁자 점수와 관계없이 90점이면 1등급을 받게 된다. 현행 상대평가 방식에서는 전 영역 1등급(상위 4%) 학생 수가 1400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이 숫자가 3배~10배까지 늘어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15~2017학년도 수능 점수를 바탕으로 절대평가 전환 시 전 영역 1등급 인원을 산출한 결과 2015학년도 1만4501명, 2016학년 1만3289명, 2017학년 4704명으로 집계됐다. 2017학년도 수능은 국어·수학·영어 모두 만점자가 0%대에 그칠 정도로 ‘불 수능’이었음에도 불구, 전 영역 1등급이 4700명을 넘은 것이다. 절대평가제 하에선 수능 시험이 어려울 경우 1등급 인원은 3배가, 쉬울 경우 최대 10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수능 절대평가가 시행되면 등급만 제공될 뿐 해당 학생의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는 전혀 공개되지 않는다. 표준점수는 해당학생의 원점수가 평균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점수다. 영역(과목)별 난이도 차이를 감안, 상대적 성취수준을 나타내기 위해 산출한다. 백분위 또한 상대적 석차를 나타내기 때문에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보정하는 역할을 한다.

등급만 공개하는 ‘깜깜이 수능’ 우려

대입전문가들은 수능 절대평가제 하에선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깜깜이 입시’를 우려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1등급 인원이 늘어나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상대평가에서 제공되는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절대평가제에선 공개되지 않는 것”이라며 “수능 절대평가로는 변별력 자체가 생길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수능에서의 변별력 상실은 학생부·면접·논술 등 다른 전형요소를 강화시킬 전망이다. 이는 학생 부담으로 이어진다. 수능 1등급을 받았다고 합격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에 내신 성적은 물론 학생부 비교과(동아리·봉사·독서활동·수상실적 등)까지 챙겨야 한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논술전형을 폐지한다고 했기 때문에 대학 입장에선 면접시험 강화가 불가피한 선택지다.

안성진 성균관대 입학처장 “대학별로 면접고사가 강화되면 이를 준비하기 위한 사교육이 성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내신 약한 수험생 ‘패자부활’ 기회 상실

내신 관리에 실패한 학생들은 ‘패자부활’의 기회마저 잃을 수 있다. 수능 변별력 상실로 학생부교과·종합전형의 비중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내신 성적의 중요도는 더 커지기 때문에 뒤늦게 입시에 주력하는 학생들의 경우 역전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

안 처장은 “뒤늦게 공부하기 시작한 학생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는 측면에서도 수능은 중요하다”며 “특히 군에 다녀오거나 사회생활을 하다가 대학에 가려는 학생들에게는 수능으로 뽑는 정시모집이 기회인데 절대평가 전환은 이런 기회를 상실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도 “수능이 절대평가로 전환되고 논술도 없어지면 내신이 안 좋은 학생들은 학생부교과와 학생부종합전형이 모두 불리하기 때문에 대학 갈 기회가 거의 없어지게 될 것”이라며 “수능은 전국단위로 보는 유일한 시험으로 학교별 내신을 보완하는 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불확실성 상승···되레 사교육 늘 수도”

수능 절대평가 전환은 ‘사교육 완화’ 효과도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불확실성 상승으로 사교육비가 늘어나고 학생 부담만 가중될 것이란 예측이 많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 “논술 선발을 폐지하고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수험생들은 수능과 내신, 비교과 영역까지 챙겨야 하는 부담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임성호 대표도 “수능 1등급을 받았다고 합격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험생 입장에선 내신은 물론 학생부 비교과까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며 “대입에서의 불확실성 상승은 오히려 사교육이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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