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보다 내 배꼽에 미생물이 더 많다?

미생물군유전체는 내 몸을 어떻게 바꾸는가
롭 드살레·수전 L 퍼킨스|344쪽|갈매나무
  • 등록 2018-02-07 오전 5:04:00

    수정 2018-02-07 오전 5:04: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미생물군유전체, 줄여서 미생물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 병균이나 세균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몸을 괴롭히는 것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우리 눈이 현미경렌즈가 된다면 주변에 상상 이상으로 많은 미생물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사람의 배꼽이다. 2012년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의 롭 던 연구팀은 한 달 간격으로 열린 과학작가회의와 과학회의에 참석한 60명을 대상으로 배꼽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 수와 종류를 조사했다. 그 결과 이들의 배꼽에는 모두 2400개 계통형(미생물군유전체를 연구할 때 ‘종’ 대신에 활용하는 개념)에 달하는 박테리아가 살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 다양성이 마치 정글에 사는 동물에 비견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미생물로 가득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지하철에서는 예상 밖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생물군유전체 연구의 선구자 중 한 명인 생물학자 노먼 페이스가 깨끗하지 않기로 소문난 뉴욕 지하철에서 미생물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하철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종류가 사람 배꼽보다 적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병원균도 찾아내지 못했다. 페이스는 한국의 서울, 일본의 도쿄, 노르웨이의 오슬로에 있는 지하철도 뉴욕 지하철과 거의 동일한 미생물 군집이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미생물전문가인 저자들은 미생물에 대한 다양한 연구사례를 통해 사람과 미생물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전쟁’이 아니라 ‘긴장 완화’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우리 몸에 들어오는 미생물이 무조건 인체를 위협하는 것은 아니란 이야기다. 질병 또한 우리 몸의 자연생태에 균형이 깨질 때 생기는 것으로 미생물을 무작정 감염과 직결시킬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미생물이 생각 이상으로 우리 몸에 이롭다는 사실을 최신 연구를 중심으로 제시해 몸과 건강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시한다. “사람종이 살아남으려면 우리 몸의 표면과 안에서 살아가는 미생물군유전체의 진화사와 생태계를 존중하고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를 최근 사회문제가 된 ‘안아키’처럼 ‘항생제는 필요없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될 것이다. 저자들의 핵심은 미생물 연구가 우리 몸을 더 잘 이해하게 해준다는 점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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