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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보다 40% 싸지는 삼성전자 ‘착시효과’
액면분할 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27일 삼성전자는 2거래일 연속 상승해 265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30일부터 3거래일 동안 거래가 정지된 삼성전자는 다음달 4일 50대 1로 액면분할 후 재상장 돼 거래가 시작된다. 27일 종가를 기준으로 50분의 1로 분할하면 재상장 가격은 5만 3000원이 된다. 예를 들어 265만원 삼성전자 주식을 1주 가지고 있던 소액 주주는 5만 3000원짜리 50주를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따라 코스피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5만 3000원과 8만 7000원이 된다. 삼성전자의 가격이 SK하이닉스 대비 60% 수준으로 40% 가까이 싸지게 된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문가들이 볼 때는 액분 이후 낮아진 주가가 큰 의미가 없지만 일반 투자자들 입장에선 의미가 있을 수 있다”며 “그동안 투자 대상으로 고려하지 않았던 삼성전자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SK하이닉스가 ‘저평가’
주식의 가치 측면에서 살펴보면 SK하이닉스가 저렴하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7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8배와 4.3배다. 1주당 수익비율을 따지면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2배 낮은 수준이다. 또 기업의 자산 가치 대치 수익 비율인 주가순자산비율(PBR)도 삼성전자가 1.5배, SK하이닉스 1.3배로 삼성전자가 더 높은 수준이다. PER과 PBR 모두 낮을수록 주식이 저평가 됐다는 의미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2분기를 끌어주고, 삼성전자는 하반기를 밀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에 부합했고, 2분기 영업이익 가시성이 4조원대에서 5조원대로 확대되며 시장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 이후 메모리 반도체(DRAM) 공급 부족 지속과 업황 호황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높아졌다”며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둔화보다 하반기 실적 성장 전망이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두 회사의 실적 발표는 한국 반도체 대형주의 실적 최고점 논란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액분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에 대해선 액분 자체의 이슈보다는 밸류에이션에 연동될 것이란 신중론이 지배적이다. 어규진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분 이후 겉보기에 주가가 싸진다고 주가가 오른다는 가정은 의미가 없다”며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은 견조한 실적이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