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식구 아닌 자기 감싸기"…유시민, 왜 尹 의심할까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검언유착 의혹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깊게 연루돼있다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유 이사장은 윤 총장의 한동훈 검사장 비호 역시 “제식구 아닌 자기 감싸기”로 표현했다.

유 이사장은 24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스튜디오 인터뷰에서 검언유착 의혹으로 구속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측이 공개한 녹취록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녹취를 통해 이 전 기자와 검찰이 자신을 특정 혐의로 엮기 위한 과정을 대략 유추했다고 평가한 유 이사장은 이번 사건에 윤 총장 역시 깊게 연관돼 있다고 추정해 눈길을 끌었다.

유 이사장은 지난해 8월 처음 있었던 신라젠과 자신의 연루 의혹 보도 이후 올해 들어 검찰이 보여준 일련의 행태를 거론하며 “윤석열 총장도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많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작년 8월부터 올해 2월 5일, 2월 6일 그 어름에 나왔던 보도를 챙겨보면..이 모든 이야기들이 다 맞물려 들어간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윤 총장이 이성윤 서울지검장과 법무부 반대에도 검사들을 여럿 차출해 남부지검(신라젠 관련 수사 담당)에 배치한 일, 이 전 기자 녹취록에 등장한 “그때 말씀하신 것도 있어서 회사에 올려봤다”는 진술이 2월 6일이라는 점, 바로 이 무렵에 한동안 뜸했던 신라젠과 자신의 연루 의혹을 다룬 보도가 등장한 점 등을 비춰 볼 때 2월 5일 무렵 관련자들의 여러 행위들이 한꺼번에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이 전 기자가 “그때 말씀하신 것”이라는 진술을 한동훈 검사에게 한 것은 두 사람 혹은 이 전 기자와 검찰 측이 이전에도 모종의 논의를 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 유 이사장 주장이다.

유 이사장은 또 “한동훈 검사는 윤석열 총장의 최측근이고 오랜 동지고, 조국 수사를 지휘한 인물이고 제일 중요한 참모”라며 “이건 저는 상당히 개연성이 높은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총장과 한 검사 관계, 윤 총장이 올해 초 보여준 내부 인사 등 행태를 고려하면 자신에 대한 일종의 기획 수사가 언론사 기자를 통한 여론전과 함께 준비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유 이사장은 “(윤 총장이) 인지정도를 넘어서서 더 깊이 개입돼 있지 않나 이런 의심도 한다”며 윤 총장이 이번 사건에 전문수사자문단 구성을 밀어붙여 조직 감싸기 논란을 겪은 데 대해서도 색다른 평가를 내렸다. 유 이사장은 “제식구 감싸기 아니다. 제가 보기에 자기 감싸기”라며 수사자문단 구성 등이 윤 총장 ‘측근 지키기’가 아닌 ‘자기 보호’ 행위라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앞서 제기했던 검찰의 재단 계좌 조회 의혹에 대해서 상술해 검찰의 재단에 대한 내사 행위가 있었음도 의심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해 말 미상의 기관이 재단 계좌를 조회한 뒤 통지유예(금융기관이 외부기관 계좌조회 여부를 계좌주에게 통지하는 것을 유예)를 한 사실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유 이사장은 유예기간 6개월이 지난 올해 6월 이후 누가 계좌를 조회한 것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으나 이번에 유예기간이 연장됐다는 것이 유 이사장 주장이다. 유 이사장은 “(계좌를 본) 시점이 남부지검이 신라젠 수사를 시작한 후가 아니고 작년 11월 말 12월 초순쯤이라고 본다”며 “그 당시 한동훈 검사가 있던 반부패강력부 쪽에서 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유 이사장은 “저희가 비공식 경로를 통해서 검찰 제외 그럴(계좌를 조회할)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국가기관에서 그런 일이 없다는 답을 받았다”며 “검찰만 답을 안 했다”고 지적했다. 유 이사장은 특히 대검이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사건이 남부지검으로 이첩됐다고만 답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유 이사장은 재단의 입금계좌가 아닌 사업비 출금계좌를 봤다면 “불법사찰”이라며 “다른 시빗거리를 찾다가 도저히 안 찾아지니까 작년 8월초부터 나와 있던 이 건을 손을 댄 것”이라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