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들 "제값 받자"..중대형도 급매물 사라졌다

중소형 훈풍에 기대감 상승'..강남·분당 매물 거둬들여
시세 하라폭 커 투자 매력..강남권 상승세 전환
  • 등록 2014-02-05 오전 7:08:39

    수정 2014-02-05 오전 7:08:39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에서 중대형 아파트(전용면적 124㎡)를 소유하고 있는 A씨. 그는 이 집을 처분하기 위해 지난해 5억3000만원에 매물로 내놓았지만 팔리지 않아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하지만 A씨는 최근 이 아파트를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는데도 매매 계약을 보류했다.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인 것이다.

새해 들어 서울 강남권과 경기 분당신도시 등 주요 지역 중소형 아파트 매매시장으로 중심으로 돌던 온기가 중대형 아파트로 퍼져 나가고 있다. 아직까지 일부 지역에 국한된 현상이긴 하지만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전반적으로 집값 상승세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은 주택시장이 대세 상승기로 접어들 때만 유효한 것이어서 매도·매수 시점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 노량진동 우성아파트의 경우 중소형뿐 아니라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중대형도 최근 들어 매도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값)가 많이 올랐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이 아파트 전용 124㎡형은 작년에 5억원에도 거래가 잘 안됐는데, 올해 초부터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호가도 덩달아 뛰고 있다”며 “향후 집값 상승 기대감에다 그동안 시세 하락 폭이 커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 것도 매수세 형성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중대형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통계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용 85㎡ 이상 중대형 아파트는 전국이 0.01%로 소폭 올랐다. 서울(-0.02%)은 하락했지만, 서초(0.16%)·송파(0.23%)·종로(0.03%)·도봉구(0.24%) 등 일부 지역은 중대형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보였다.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를 보면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전용 116㎡의 경우 현재 평균 시세가 11억6250만원으로 한달 새 1000만원 정도 뛰었다. 인근 유성공인 관계자는 “호가는 실제 거래가보다 몇천만원씩 더 오른 상태”라며 “중소형 상승세가 중대형 매매가격까지 떠받치면서 매매시장이 전반적으로 회복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도봉구 창동 ‘북한산아이파크’ 전용 119㎡도 올 들어 1000만원 올라 5억8000만원 선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이 아파트 평균 시세가 5억8000만원으로 오른 것은 2012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인근 오성공인 관계자는 “집을 팔려는 중대형 아파트 소유주들이 여전히 많지만, 작년과 달라진 점은 급매가 아닌 시세로 팔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봄 이사철 수요가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설 연휴 이후 거래 상황과 집값 상승 여부를 통해 올해 중대형 매매시장 회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지나 한국부동산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난 몇년 새 중소형 주택 위주로 공급이 이뤄지면서 중대형 아파트의 희소성이 높아졌다”며 “지역에 따라 중대형 물량을 선호하는 계층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권일 닥터부동산 팀장도 “규제 완화로 자산가들의 투자 수요가 늘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미분양 물량과 신규 공급량 등 수요와 공급에 따라 집값 반등세는 지역별로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수 예정자라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박천규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중대형 주택은 매매가격이 구매력에 비해 높고 생애 최초 지원 대상에서 배제되는 등 정책적 제약 요인이 여전히 많다”며 “자칫 금리 상승 등 대내외적 변수가 발생할 경우 오히려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투자용이 아닌 실수요자 입장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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