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주재원인 남편을 따라 미국 L.A에 사는 주부 최 모(43) 씨는 최근 부쩍 늘어난 기미, 주근깨로 고민이 많아 근처 한국인이 운용하는 피부과를 찾았다. 이 피부과는 최씨에게 10회 레이저토닝 시술을 권했고, 시술비는 1000달러(121만원)에 달했다. 비싼 가격이었지만, 최씨는 부담없이 치료를 시술을 받을 수 있었다. 병원측이 모두 보험 처리를 해주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발급해준 진단서에 나타난 최씨의 병명은 ‘화상’이었다.
보험사기 기법이 갈수록 교묘해지는 가운데, 해외 유학생이나 주재원 등을 대상으로 한 해외여행자 보험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인이 운영하는 병원들이 직접 보험사기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아 국내 보험사들로의 속앓이만 깊어지고 있다.
가장 많은 사기 방식은 의료비 부문이다. 한인이 운영하는 병원과 짜고 의료기록과 청구서를 조작해 청구하는 방식이다. 타인의 청구서와 의료기록을 본인 것으로 조작해 청구하는 방식도 비일비재하다. 국내 병원이 아닌 만큼 실제 사실 여부를 가리기 쉽지 않아 보험사들은 청구금액이 배상 한도만 넘지 않으면 대부분 보험금을 지급해주고 있다.
상황은 심각하지만, 보험사들로선 마땅한 대응책이 없어 고민이 깊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외는 직접 조사가 쉽지 않다는 점 등을 악용해 관련 보험 사기가 비일비재하다”며 “미국이나 중국 등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 의심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정확히 가려내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