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희 "베스트셀러 작가 실감 안나…되레 독자 위로받아"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출간
3개월 정신과 의사 상담, 책으로 엮어
첫 에세이집 10만부 팔리며 '대박 행진'
"나와 비슷한 사람 많다는 생각에 위안
더 솔직한 이야기로 '후속편' 준비 중"
  • 등록 2018-09-05 오전 5:04:00

    수정 2018-09-05 오전 8:19:01

작가 백세희는 “기쁠 때 웃는 것만큼 슬플 때는 울 수 있어야 한다”며 “스스로의 감정에 집중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사진=흔출판사).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출판계에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난생 처음 펴낸 책이 무서운 기세로 팔려나가더니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했다. 야구로 치자면 첫 타석에서 ‘홈런’을 날린 셈이다. 지난 6월 출간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흔)로 인기몰이 중인 작가 백세희(28)가 그 주인공. 백 작가는 “첫 책인데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서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오랜 시간 기분부전장애(가벼운 우울 증상이 지속되는 상태)를 가진 백 작가와 정신과 전문의와의 12주간 대화를 엮어낸 에세이집이다. 올 초 클라우드펀딩 텀블벅을 통해 독립출판물로 나와 입소문을 타다가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소규모만 인쇄해 마음 맞는 사람끼리 나눠 가질 요량으로 찍어낸 책은 현재 11쇄까지 찍으며 10만부가 팔렸다. 출간 직후부터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머물다가 지난달부터는 유시민의 신작 ‘역사의 역사’를 제치고 수주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식등단을 한 것도 아니고, 무명작가의 첫 책이 1위를 할 거라고 예상했다면 오만일 거다. 사실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 다만 생각보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다는 점, 그리고 정신병에 대한 편견이나 진입장벽이 조금은 낮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기쁘다.”

◇우울증 치료일기 책으로 출간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했지만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운 건 작년 가을쯤이다. 정신과 진료를 통해 기분부전장애라는 생소한 병명을 알게 됐고, 비슷한 사람들이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블로그에 내원기록을 쓰기 시작했다.

“종종 댓글이 달렸는데 어떤 분은 장문의 글을 썼다. 정말 나와 증상이 똑같고, 이 글을 보게 된 게 어둠 속 한 줄기 빛 같다고 하더라. 나는 솔직하게 썼을 뿐인데 이렇게 위로받는 사람이 있다니 놀라웠다. 치료를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쓴 치료일기를 책으로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와 같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고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특히 제목이 인상적이다. 덕분에 SNS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너무 우울하고 죽고 싶어서 ‘오늘은 꼭 죽어야겠다’ 생각하다가도 배가 고프면 언제 그랬냐는 듯 떡볶이를 먹으러 가고 있는 내 자신이 싫었다. 슬픈 마음으로 지은 제목인데 제목을 위트있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더라. 하하. 마르탱 파주의 ‘완벽한 하루’를 읽으면서 이런 모순적이고 상반된 감정이 공존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졌다.”

◇‘공감’ 간다는 반응 많아…후속편 준비 중

백 작가의 책에 대해서는 공감이 간다는 반응이 유독 많다. 백 작가는 “다들 멀쩡하게 잘사는 것처럼 보여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힘들었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며 “한편으론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나 같은 사람이 많이 있구나’ 싶어 되레 큰 위안을 받았다”고 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를 먹고 싶어’의 후속편도 준비 중이다. “첫 책은 독자들에게 불편함을 덜 느끼게 하고 싶은 마음에 적정선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두 번째 책에서는 좀 더 솔직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2030세대에게 진심 어린 조언도 건넸다. “자기가 힘든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다. 독자 중엔 책을 읽고 상담을 시작했다는 이들도 있고, 오히려 내가 심각한 건 아니구나 안심하기도 했다더라. 사회와 타인의 잣대로 스스로를 평가하고 억압하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힘들면 힘든 거고 우울하면 우울한 거다. 남과 비교하면 안 된다. 적어도 나 자신에게는 감정을 속이거나 억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작가 백세희(사진=흔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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