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셧다운 왜 장기화하나…트럼프·펠로시 '국정주도권 다툼'

정치권 '나 몰라라' 책임 전가에…피해는 '국민 몫'
트럼프 TV담화 결정에·민주당 "반론권 보장" 반발
  • 등록 2019-01-09 오전 5:21:56

    수정 2019-01-09 오전 6:50:49

사진=A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싼 이견으로 촉발된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적 부분폐쇄, 이른바 ‘셧다운’ 사태가 18일째 접어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간 ‘강(强) 대 강(强)’ 대결이 그야말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작금의 대치 국면은 지난해 11·6 중간선거를 통해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새 의회에서의 ‘주도권 다툼’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미 전역 곳곳에서 셧다운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양측은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일종의 ‘여론전’에 몰두하면서 국민 피해는 ‘나 몰라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여론전’..반론권 요구한 펠로시

민주당은 8일(현지시간)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TV담화’에 대해 반론권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트위터에 “방송사들이 악의와 거짓 정보로 가득 찰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을 중계하기로 결정했다”며 “민주당에도 즉각 동등한 방송시간이 배정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도 미국민의 세금 57억 달러를 장벽 예산으로 요구하는데, (그 돈은) 상·하원 어디도 통과할 수 없을 것이며, 물론 멕시코가 부담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담화는 동부 시간 기준 8일 오후 9시에 시작하며, 약 8분으로 예정됐다. 백악관은 시청률이 높은 프라임타임대 연설을 위해 여러 방송사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親) 트럼프’ 매체로 알려진 폭스뉴스는 물론, CNN, NBC, ABC, CBS 등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대부분의 방송사도 생중계를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멕시코 국경 상황을 ‘명백한 안보 위기’로 규정하고, 마약, 인신매매, 범죄를 막기 위해 장벽 건설을 촉구할 공산이 크다. 더 나아가 장벽 건설에 반대하는 민주당을 정조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4일 엄포를 놓았던 ‘국가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현 멕시코 국경 상황이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준으로 ‘법적 요건’을 충족시키지는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민주당도 트럼프 대통령의 TV담화 직후 펠로시 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의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맞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정치권 ‘기 싸움’에..애꿎은 국민만 피해

문제는 정치권이 ‘기 싸움’에만 몰두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됐다는 점이다. 지난 8년간의 양원 독주시대를 마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통해 2020년 재선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파워게임에 나섰고, 8년 만에 하원의장에 다시 선출된 펠로시 의장 역시 민주당 의원들에게 자신에게 부여된 입법 권한의 파워를 입증해야 하는 처지다. 셧다운 사태가 두 사람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의 장을 일찌감치 깔아준 격이 된 것이다. 일각에선 역대 최장 기록인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21일(1995년 12월 16일~1996년 1월 5일)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결과, 저소득층 식량 지원 사업인 ‘푸드 스탬프(식권)’는 예산을 받지 못해 비상 자금을 써야 할 판이다. 혜택을 받아온 3900만명이 당장 굶을 수 있다는 얘기다. 워싱턴 D.C.의 필수 방문지로 꼽히는 스미소니언의 19개 박물관과 국립동물원도 더는 버티지 못한 채 지난 2일부터 문을 닫았다. 미 전국 각지 국립공원들과 명소들은 화장실 청소 및 쓰레기 수거가 전면 중단됐다. 자원봉사자들이 투입됐지만,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CNN방송은 미 국립공원관리청 직원 2만1000명이 휴업에 들어간 사이 총 7명의 방문객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연방정부와 계약을 맺은 물품·용역 제공 업체들이 매일 2억달러 이상의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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