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불과 얼마 전으로 시간을 되돌리면 우리 디스플레이 업계는 작년 한해 OLED 전환을 위한 힘겨운 ‘보릿고개’를 넘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2017년엔 양사가 합쳐 8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2018년엔 수익이 ‘3분의 1’ 수준인 2조원 중반대로 뚝 떨어졌습니다. 특히 LCD(액정표시장치) 비중이 높은 LG디스플레이는 7년 만에 당기순손실로 적자 전환됐습니다.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은 아직까지 LCD 비중이 OLED보다 높은 상태다. LCD 분야에선 중국 업체들의 매서운 추격과 함께 지난해 1분기부터 BOE가 대형 LCD패널 세계 1위에 올라섰습니다. 한국 업체들 입장에선 기술 격차가 사라진 LCD가 아니라 OLED로의 빠르게 전환해야하는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OLED는 디스플레이의 픽셀(Pixel·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점)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LCD와 달리 백라이트가 필요 없습니다. 또 화면을 얇게 만들거나 구부리거나 말 수도 있어 다양한 형태로 제작할 수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삼성과 LG가 폴더블폰과 롤러블 TV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설 수 있는 것도 모두 OLED 기술 덕분인 셈입니다.
우리나라에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첫 연구를 시작해 1994년 OLED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 정부도 OLED를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육성하기 위한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오리온전기(2003년 최종 부도)는 업계 최초로 OLED 상용화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LG전자는 1998년 PMOLED를 개발하는 등 OLED 분야에 오랜 관심을 기울여왔습니다. 10년 뒤인 2008년 3월 원천 기술을 보유한 코닥과 기술 협력을 시작하면서 AMOLED 분야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당시 LG디스플레이는 회사가 보유한 박막트랜지스터(TFT) 특허기술과 코닥의 OLED 특허를 서로 공유해 삼성에 한발 뒤진 OLED 사업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2009년 12월, LG디스플레이는 코닥의 OLED 사업부문을 전격 인수해 원천 기술 자체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코닥 OLED 사업 인수로 LG디스플레이는 특허 분쟁의 여지를 없앴고 안정적으로 기술 개발에 매진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 결과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형 OLED 패널의 생산·공급 능력을 가진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올해는 380만대의 OLED TV용 패널 생산을 목표로 약 8조원을 투입해 중국 광저우 공장 등 생산시설 투자를 마무리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