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싼타페 누수 왜 생겼나

  • 등록 2013-08-04 오전 8:21:45

    수정 2013-08-04 오전 8:21:45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혹시 내 자동차 트렁크에도 물 새는 거 아닌가.’

유난히 길었던 올 장마. 자동차 운전자들은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가만히 놔둔 차 실내에 물이 들어오는 누수(漏水) 때문이다. 특히 출시한 지 2년도 안 된 신차 현대차 싼타페에 유난히 누수 결함이 많았고, 회사는 무상수리 시행에 이어 관련 보증기간을 기존 2~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며 전례 없이 공개 사과했다.

사실 누수는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흔한 결함이다. 게다가 일단 누수가 시작되면 곰팡이, 녹 등 이차적인 피해를 낳는다.

자동차 제조사나 정비소에서도 누수는 골칫덩이다. 차에는 수많은 틈새와 구멍이 있다. 물 새는 곳을 찾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그리고 대부분 자동차 제조 공정은 자동화됐지만, 차량 틈새와 구멍을 실링으로 막는 것은 아직 사람이 직접 해야 한다. 그만큼 불량 가능성이 크고 일단 발생하면 원인을 찾기 어렵다.
서비스센터에서 차량 누수 결함 차량 방수 작업하는 모습. 글라스루프&모비스카페 서울 목동점 제공
가장 흔한 누수 원인은 창문과 문틈을 통해서다. 윈드 실드나 문 사이 고무가 노후화하면서 그 틈으로 물이 들어오는 것이다. 차체 틈새나 선루프도 비슷한 이유로 누수의 취약지대다. 자동차를 튜닝할 때도 누수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자칫 물이 새기 쉽다. 구조적인 문제로 누수가 생길 수도 있지만 흔치 않은 경우다.

싼타페는 특히 최신형 테일 게이트의 유격과 특정 부분의 실링 처리 미흡으로 누수 결함이 특히 많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전례 없는 공개 사과로 사실상 트렁크 쪽 누수 방지에 미흡했다는 걸 시인했다. 초창기 무상수리 시행 때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해 실링을 보기 흉하게 발라 문제를 더 키우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잘못한 건 스스로 인정하고 확실히 개선해 나가자는 취지에서 공개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싼타페에서 끝나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자신의 트렁크 누수 여부를 확인하기 시작하면서 다른 차종의 누수도 속속 발견되고 있다. 당장 알아채기 쉬운 탑승자 쪽 문이 아니어서 지금까지 문제 제기가 적었던 것뿐이다. 누수를 발견하려면 트렁크 밑 카펫을 제거하고 밑바닥까지 확인해야 한다. 싼타페 누수가 전 브랜드 전 차종의 ‘누수 게이트’로 확대될 수도 있다. 현대·기아차가 보증기간 연장을 전 차종으로 확대한 것도 이 때문이다.

피해를 본 소비자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누수만으론 리콜 대상이 아니다. 자동차 선진국인 미국·유럽·일본도 마찬가지다. 스즈키가 지난 2010년 일본에서 43만대를 리콜한 게 유일하다. 그것도 누수가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리콜은 안전과 관련한 결함에 대해 이뤄진다. 스즈키 차량 앞부분에 흘러 들어간 물이 에어컨 전기 배선으로 이어져 화재가 발생했다.

대신 우리에게도 긍정적인 변화도 생겼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무상수리 제도를 소비자 위주로 전면 개편한다. 새 무상수리 제도는 당국이 제조사에 수리 범위나 방법을 강제한다. 리콜처럼 소비자에도 직접 통지해야 한다. 이를 어기는 제조사는 처벌된다. 적극적인 소비자들이 자동차 문화 선진화에 이바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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