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우바이오는 최근 조세심판원에 부당세금징수 청구를 신청했다. 국세청으로부터 통보받은 총 187억원 규모의 법인세 추징금에 대한 불복 차원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말 국세청을 대상으로 과세전 적부심을 청구했지만 지난달 기각 통보를 받은 데 따른 농우바이오의 2차 조치다. 농우바이오는 우선 2011년도분 추징금 37억원에 대한 부분을 청구한 상태이고 나머지 150억원(2012년~2015년도 분)에 대한 부분을 이르면 이번 주께 진행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번 조세심판원 심판 결과가 여의치 않을 경우 향후 민사재판까지 계획하고 있을 정도로 사활을 걸고 있다.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농업육성을 위해 만들어진 농업회사법인은 법인세가 면제 또는 감면되고 정책자금도 지원된다. 하지만 국세청은 농우바이오가 중국, 인도 등에서 해외채종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해외에서 생산한 종자를 농우바이오가 사들여 판매한다는 이유로 이를 작물재배업으로 보지 않고 도·소매사업으로 본 것이다. 농우바이오의 경우 2011년부터 2015년도까지 5년간 감면 혜택을 받았던 법인세가 대상이 됐다.
국내 종자업계는 이번 조세심판원 심판 결과에 집중하고 있다. 농우바이오처럼 해외채종 사업 비중이 약 80% 이상인 중소 농업회사법인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업체들의 경우 타격이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당장 상장을 계획 중인 업계 3위 업체 아시아종묘에도 심각한 악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는 국세청이 농우바이오가 제기한 조세심판원 심판결과가 나오는대로 아시아종묘를 포함한 여타 20여개 중소농업회사 법인들에게도 순차적으로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예상한다. 조세심판원 심판 결과는 최소 약 6개월 후인 오는 9월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영세 종자업체들의 연쇄 부도까지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종자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 농우바이오와 달리 대다수 중소 농업회사법인들은 5년치 법인세를 한 번에 납부하라고 하면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영세해서 담보도 없는 업체들에게 법인세를 토해내라고 하면 결국 폐업까지 갈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밝혔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기획재정부를 대상으로 조세특례제한법에 대한 예규질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관련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종자산업육성 차원에서 해외채종 지원이 필요하다는 농림부와 철저하게 세금징수 기준에 집중하고 있는 국세청간 시각이 달라 법을 운용하는 기재부에 질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관련 법이 여러 개가 얽혀있는 만큼 쉽게 해결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대해 국세청 측은 “개별 기업에 부과된 추징금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