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호무역, 산업계 폭탄되나

  • 등록 2017-11-23 오전 5:00:00

    수정 2017-11-23 오전 5:00:00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 압박이 현실화되면서 국내 산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반덤핑과 상계관세,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등의 수입규제 조치를 동시다발적으로 퍼부으며 우리 기업들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적자 해소와 미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규제 대상을 철강과 금속, 태양전지, 세탁기, 화학, 기계, 섬유 등으로 점차 확대하고 있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최악 상황에 내몰릴 위기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21일(현지시간)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의 세탁기에 대해 120만대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발표했다. 삼성·LG가 미국 시장에 판매하는 세탁기는 연간 200만대 이상으로, 금액으로는 약 10억달러 수준이다. 미국에 수출되는 세탁기 80만대 이상이 50%의 고(高)관세를 맞는다는 의미다.

ITC는 또 120만대 수출 물량에 대해서도 20% 추가 관세를 매기고, 5만대를 초과하는 세탁기 부품에 대해서도 완성품처럼 50%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권고해 삼성·LG가 받는 충격이 배가됐다.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짓고 있지만, 세이프가드의 영향권을 비켜가긴 힘들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ITC의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검토해 60일 이내에 결정하게 된다.

미국의 대(對)한국 수입규제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11월 현재 미국의 대 한국 수입규제는 총 31건에 달했다. 반덤핑이 22건으로 가장 많았고 반덤핑 상계관세 7건, 세이프가드 2건 등의 순이다. 이 중 8건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후 시작된 규제 건이다.

삼성·LG 뿐 아니라, 포스코(005490), 현대제철(004020), 동국제강(001230), LG화학(051910), 한화케미칼, 한화큐셀, OCI(010060) 애경, 효성(004800), 현대중공업(009540) 등 우리 기업들이 직·간접적으로 얽혀있다.

태양광 모듈· 셀 등을 생산하는 태양광업계는 지난 9월 최대 35%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미국 ITC의 권고안을 받아들고 허탈해 하고 있다.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에 시달렸던 철강업계는 ‘무역확장법 232조’ 최종 시행 여부를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세계 경기 호전으로 수출이 개선되는 와중에 미 ITC의 권고안은 국내 기업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며 “미국이 보호무역주의 불을 당긴 상황에서 다른 나라도 급속도로 보호무역주의 경향을 띨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걱정거리”라고 우려했다.

유희진 안양대 국제통상유통학과 교수는 “미국내 일자리 창출과 무역 적자 해소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던져준 것”이라면서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이 ‘갑(甲)’의 위치에서 다른 국가들에 대한 통상 압박 강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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